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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장이 이야기]"철드는 순간 광고계를 떠날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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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16년 동안 광고를 만들었지만 광고를 모른다?

자칭 ‘철없는 광고인’ 김재철 대홍기획 크리에이트브 디렉터(팀장·사진)는 "내 생각으로는 광고에 대한 정의가 없다"고 말했다. 16년을 일한 자신의 일을 모른다고 말하는 광고인. 그를 처음 만난 소감은 "재밌겠다"이다.
재밌는 김CD를 만나 그가 걸어온 길을 보면 광고에 정의가 없다는 말을 읽어갈 수 있다. 그는 드라마처럼 광고를 만들고, 가야금에 브레이크 댄스를 더하는 가 하면 뜻밖의 모델을 기용해 사람들을 놀래킨다. 그에게 광고는 정해진 틀에서 이뤄지지 않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어떤 방식의 새로운 시도라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에게 광고의 정의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당연한 일처럼 보이기도 했다.

김 CD의 대표작은 지난해 대한민국 광고대상 3관왕을 한 롯데칠성음료의 '2% 부족할때' 캠페인. 그는 "‘2% 부족할 때’ 캠페인에는 나름의 역사가 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정우성과 장쯔이가 모델로 나와 낙엽을 던지며 소리지는 던 2001년 첫 번째 광고. 두 번째는 2003년에 조인성과 전지현이 모델로 나와 ‘사랑’에 관한 남녀 사이의 입장 차이를 테마로 한다.

첫 번째 광고는 ‘드라마’같은 광고의 시작을 알린 광고였고, 두 번째 캠페인은 인터넷 활성화의 흐름에 맞춰 소비자들과 '쌍방향 소통'을 시도한 광고였다.
7년여만에 다시 시도한 광고도 역시 주제는 ‘사랑’이다. 그리고 역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도록 했다. 스마트태그를 통한 새로운 접근이다. "결국 광고도 피드백이 없다면 뜬구름일 뿐"이라는 것이 김 CD의 생각이다.

광고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통해 호평을 받은 광고를 두고 그는 함께 일한 팀원들이 만든 것이라며 공을 돌렸다. 지금 막 ‘사랑’을 시작하는 현재의 20대에게 과거의 2% 광고는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현재의 감각 현재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어야 했다. 그래서 이뤄진 선택이 ‘젊은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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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5년차 아트디렉터와 4년차 카피라이터, 1년차 아트디렉터가 '영크리에이티브 TF팀'을 꾸려 광고를 제작했다. 그는 "후배들의 넘치는 의욕을 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팀은 정열적이었다. 팀을 지휘한 그 역시도 정렬이 넘쳤다.

그에게 20대의 정열과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을 물었다. 김 CD는 철들지 않는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철드는 순간 광고계를 떠날 것"이라며 무엇이든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CD는 “본인이 젊어야 제품의 타깃이 되는 10~20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젊은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그만의 비법을 물었다. 광고에 정의가 없다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그는 스스로 애드립으로 살아온 인생이라고 스스로를 설명하기도 했다.

스스로를 비주류 CD라고 하는 그는 대개의 CD들 처럼 카피라이터나 아트디렉터 출신이 아니다. 그는 광고를 기획하는 일을 주로 하는 프로듀서 출신의 CD이다. 그래서 "스스로 어떻게든 달라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김CD가 선택한 그의 방법은 공중파를 통해 방송되는 모든 쇼·오락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

주말을 이용해 한주간에 있었던 예능프로그램을 종류를 불문하고 모두 시청한다고 했다. "어떻게든 인풋을 늘려야 한다"는 것은 그의 지론이다. 김 CD는 "산모가 웃으면서 아이를 낳을 수 없듯이 만드는 과정이 힘들고 어렵지만 그렇게 만들어 낸 광고가 광고주의 선택을 받고 효과가 나타날 때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재밌으니까 힘들어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 그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광고를 만들면 어떤 기분인지 물었다. 그에게서 돌아온 답변은 “도망가고 싶다”이다. 예상밖의 대답에 다시 그 이유를 물었다. 김 CD는 “다음작에 대한 주변의 기대로 인해 부담이 크다”며 “매번 히트 광고를 만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커진 기대 때문에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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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CD는 임채무씨가 등장해 히트를 친 돼지바 광고, 가야금에 비보이 청년들이 어우러진 e편한세상 광고, 빨간펜, 렛츠비 등 다양한 광고를 기억에 남겼다. 하지만 그런 그런 그에게도 광고가 부담스러웠던 셈이다.

인터뷰가 끝나면서 그에게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그는 광고를 만들면서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늘 광고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철없는 광고인은 다시 또 소비자 반응을 좇아 '오늘' 광고를 만드는 즐거움을 찾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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