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이끌던 LG전자 남용 부회장 "아쉬운 낙마"
남 부회장은 취임 첫해 53조4267억원에 달했던 매출을 2008년 63조2803억원, 2009년 72조9523억원으로 성장시키는 등 무난한 성적표를 냈다. 영업이익도 2007년 2조8214억원에서 2008년 4조540억원, 2009년 4조2034억원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 2분기에는 14조4097억원의 매출과 12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매출은 0.7%, 영업이익은 무려 89.9%나 급감했다. 스마트폰이 문제였다. 2분기 휴대폰 사업 부문은 119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흑자를 낸 휴대폰 사업이 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다급해진 남 부회장은 스마트폰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지난 7월6일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그룹장 회의에서는 "10년 간 휴대폰 사업에서 보여준 역량과 저력을 발휘해 준다면 머지않아 분위기는 충분히 반전될 것"이라고 역설했지만 반전의 드라마는 없었다.
스마트폰 전략 패배에 따른 사임은 스스로 자충수를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비 절감을 위해 인력과 조직을 대폭 축소하면서 새로운 트렌드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다"면서 "뒤늦게 인력을 확충하려고 했지만 삼성전자에 빼앗겨 반격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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