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상생우수공기업]철도시설공단, 노사 이래선 안된다 강경노서 버리고 화합선택
철도시설공단은 2004년 정부의 철도구조개혁 정책에 따라 고속철도공단과 철도청 건설부분의 조직 통합으로 탄생한 이후 계속되는 대립과 반목을 뒤로하고 갈등을 근본부터 잘라내며 상생을 안정시켰다.
위기는 다시 왔다. 2008년 초 새정부 출범과 함께 제2의 외환위기를 맞으며 공공기관에 대한 개혁이 화두로 부상했고 노사는 머리를 맞댔다. 이에 그해 말 노사는 '고임금, 저효율 임금체계 타파'와'능력과 성과중심의 경쟁체계'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단 선진화에 나섰다. 지난해 3월 퇴직촉진제, 임금피크제, 직급상한제, 성과부진자 퇴출제 등 다른 공공기관에서는 보기 드문 혁신적인 경영효율화 실행방안을 내놓기에 이른다.
그러나 공기업의 특성상 이를 도입하는 것도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특히 직급상한제 및 성과부진자 퇴출제도는 당장 적용 대상이 되는 3급 이상 나이든 직원들에게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것이었다. 일부 직원들은"노조를 포함해 후배들이 선배들을 직장에서 몰아내는 조직문화가 어딨냐"며 강력히 반발했다. 결국 논의시작 4개월 만에 경영효율화 목표는 좌초되는 듯 싶었다. 그러나 9월 말 열린 노사대표 월례간담회에서 제도 도입에 대한합의를 하고, 후속작업으로 인사ㆍ보수ㆍ예산 등 사내 실무 전문가로 구성된 T/F팀을 구성해 이들이 마련한 제도개선안에 대해 10월 중순 2박3일 간의밤샘 끝장토론 끝에 노사합의에 성공했다
직급상한제는 장기 재직 간부(1, 2급)의 관료화, 매너리즘을 방지하기 위해도입했다. 1급 10년, 2급 12년을 경과한 간부는 일반직에서 전문직으로 전환되며 보수는 매년 평균임금의 10%(최대 50%)씩 감축한다. 2010년 7월 1일 대상자 19명 중 8명이 명예퇴직을, 11명이 직급상한제 적용을 원했다.
이외에도 1, 2급 간부직원을 대상으로 한 저성과자 퇴출제, 일반직 3급 이상직원이 정년 예정일 3년 전에 명예승진 후 3개월 이내 퇴직하는'퇴직촉진제',정년 잔여년수가 5년 이상인 3~4급 직원이 승진임용 후 2년 이내 퇴직하는'단기근무 퇴직조건부 승진제도', 해외진출하는 민간기업이 공단직원을 필요로 할경우 파견하는'해외취업 민간기업파견제'등을 도입했다. 공단은 오는 2012년까지 임금피크제 및 직급상한제에 적용되는 인원은 108명(3급이상)이다. 또한 1,751백만 원의 인건비를 절감해 올 해 36명의 신규채용이 가능해졌다
공단 노사는 "갈등은 뿌리까지 도려내야 재발하지 않는다. 갈등의 속성은 끈질기고 지독하기 때문"이라는 인식을 같이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자발적인 갈등 해소에 나섰다"고 말했다.지난 3월 30일에는 출범 후 최초로 역사적인'노사상생협력선포식'을 열고 4월 15일에는 154개 조항 중 27개를 삭제 또는 수정하는 내용의 단체협약 개선에 성공했다. 대외적으로는 지난 7월 고용노동부 '노사파트너십 프로그램 지원사업'기관으로 선정돼 노사가 함께하는 상생워크숍 개최 및 노동교육 등을 통해부단히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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