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强엔에 日 명품 "폭탄 세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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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엔고 현상이 일본 명품 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엔고 현상으로 인해 일본 명품 시장을 오랫동안 지배하던 '재팬 프리미엄'이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수십 년간 일본 시장은 럭셔리 브랜드들의 주요 시장이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서비스 등 대접받기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특성을 공략, 일명 '재팬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곳보다 비싼 가격을 붙일 수 있었기 때문.
그러나 WSJ에 따르면 엔고 현상으로 인해 수입 단가가 낮아지면서 명품과는 거리가 먼 단어인 '폭탄 세일'을 실시하는 웹사이트들이 일본 내 대거 등장, 성행하고 있다.

지난달 말 야후재팬은 '엔다카('엔고'라는 뜻의 일본어)'라는 이름의 판매샵을 자사 쇼핑포탈에 런칭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코치·구찌 핸드백은 물론 테일러메이드 골프채 등 각종 명품 제품이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 기존 6만3000엔(747달러)이었던 코치 헤리티지 스트라이프 토드백은 거의 3분의1 수준인 2만5800엔(306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야후 측에 따르면 한창 엔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은행(BOJ)의 환시개입이 논의되던 지난달 22~28일 이 사이트의 제품 판매량은 전월 대비 5배가량 폭발적으로 늘었다.
일본 유명 쇼핑몰 사이트인 라쿠텐이치바 역시 지난달 말 이와 비슷한 명품 할인 판매 사이트를 열었다. 이 사이트에서 지난달 남성용 수입 지갑 판매는 전월 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났으며 고가 시계 판매 역시 전월 대비 45% 늘어났다.

브라이언 세일즈버그 맥킨지 컨설턴트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명품 가격 거품이 빠지면서 '재팬 프리미엄'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는 일본 내 새로운 럭셔리 제품 판매 채널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본 소비자들은 명품을 '성공의 상징'으로 보고 기꺼이 비싼 가격을 지불했다. 중산층 역시 이러한 명품 열풍에 합류하면서 LVMH의 루이비통, 샤넬 등은 일본 내 플래그쉽 매장 건설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 부었다.

그러나 디플레이션 압박과 취약해진 경제 상황으로 인해 소비자 취향이 바뀌면서 일본 내 럭셔리 제품 판매 역시 급속도로 감소했다. 럭셔리 제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99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6% 가량 축소됐으며 한창 절정을 이루던 1996년보다는 절반 가까이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명품 브랜드들은 여전히 '재팬 프리미엄'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안드레아 레스닉 코치 부사장은 "엔화 변동에 따라 제품 가격을 수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실제 코치 크리스틴 레더 호보 백은 일본 내 가격이 약 710달러지만 미국에서는 298달러에 불과하다. 일본 내 2963달러인 마크제이콥스 플랩 백 역시 미국 판매가는 이 보다 1000달러나 싼 1995달러다.

가죽 제품에 대한 관세 등도 명품들이 높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이유다. 그러나 이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일본 내 럭셔리 제품 가격은 엔고 현상 속에서 여전히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역시 미국에서 60달러에 불과한 스웨터를 일본에서는 128달러에 팔고 있는 아베크롬비앤피치 마크 제프리스 최고경영자(CEO)는 "아베크롬비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면서 엔고 현상에 따른 가격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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