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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發 곡물 쇼크,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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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세계 곡물시장을 강타한 러시아발(發) 밀 파동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라고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가뭄의 여파로 내년 러시아 밀 수확량이 예상보다 저조할 거란 관측 때문이다.

6일 유럽시장에서 밀 가격은 톤당 234.25유로로 치솟았다. 지난달 2년만에 최고 수준인 236유로까지 폭등한 이래 다시 상승한 것이다.
밀 생산량 세계 3위인 러시아는 중서부 곡창지대에 50년래 최악의 가뭄이 닥치자 올 연말까지 곡물 수출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곡물 가격이 연일 오르면서 2007년과 2008년 식량 대란이 재현될 거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이달 말까지 1800만 헥타르 면적의 농지에 겨울밀을 파종해 수확량을 2009~2010년 6000만톤에서 2010~2011년 8000만~9000만톤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농업계와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곡물 전문 컨설팅회사 커머디티웨더그룹은 러시아 곡창지대 토지의 3분의 1이 파종하기에 너무 건조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또한 러시아 현지 농민들조차 악화된 기후 때문에 제대로 수확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탐보프주에서 3만6000헥타르 면적의 농지를 경작하는 아그로비스타의 데이빗 메트칼프 대표는 “이렇게 건조한 상태에서 밀을 파종하는 것은 도박과 다름없다”고 우려했다.

모스크바 농산물시장연구소의 드미트리 릴코 소장도 “비가 간헐적으로 내리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만 수확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만약 러시아 정부의 밀 수확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다면 전세계 밀 시장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미국 등이 공급량을 겨우 메우고 있지만 내년 러시아 곡물 수확 결과에 따라 시장이 받을 압력은 더 커질 수도 있다.

러시아 정부가 곡물 수출 금지 조치를 연장할 수 있다는 소식도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지난 주 수출 금지 조치 해제를 2011년 밀 수확이 끝날 때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8월 말까지 파종을 완료한 겨울밀 농지 면적은 48만5000헥타르로 이는 지난해 96만5000헥타르의 절반 수준이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의 압돌레자 압바신 이코노미스트는 “현 상황은 2년 전과 다르다”며 “유례없이 짧은 기간 동안 밀 가격이 급등했다는 건 분명 중요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세계적인 식량대란을 점치기엔 이르다”며 시장의 차분한 대응을 요구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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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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