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낙원 하와이, 그야말로 골프천국이다.
호놀룰루 국내선 공항터미널에서 비행기를 타고 다시 1시간을 가면 화산섬인 빅아일랜드(하와이섬)의 코나공항에 도착한다. 리무진을 타고 또 1시간, 검은 용암밭에 깔린 19번 도로를 타고 달리면 그 유명한 마우나케어골프장(Maunakea Golf Course)에 도착한다. 1964년 당대 최고의 재벌 록펠러의 요청으로 로버트 트렌트 존스가 디자인했다.
이 골프장의 아름다움은 현재 전 세계 골프장중 30위권 이내에 들 정도로 유명하다. 골프장 뒤편으로는 4100m의 마우나케어산이 흰 눈의 고깔을 쓰고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앞쪽에는 코발트색의 태평양이 눈앞에 펼쳐진다. 코스 역시 아름다운 열대성 꽃들이 만발해 있고, 형형색색의 예쁜 새들이 노래를 불러댄다. 이제 붉은 푸르메리아의 꽃잎을 본 딴 이 골프장의 로고상품은 누구나 갖고 싶은 명품이 됐다.
시그니처홀은 파3의 3번홀(210야드)이다. 티잉그라운드와 그린 사이에는 흰 파도가 넘실거리는 장관이 연출된다. 필자는 지배인 조(Joe)의 도움을 받아 대한항공 하와이지점장 재직 당시 이곳에서 여러 번 라운드를 하는 행운을 얻었다. 가끔씩은 1번홀(파4홀)에서 티 샷 후 페어웨이에서 두번째 샷을 하려고 그린을 바라보면 야생칠면조 100여 마리가 그린 위를 점령하고 있는 장면도 연출된다.
골프코스에서 야생칠면조와 조우한다는 것은 골퍼로서 정말 행운이다. 미국인들은 매년 추수감사절 때 가족들이 모여 칠면조 파티를 한다. 이런 대량 수요를 위해 기르던 칠면조가 농장을 탈출하거나 불경기로 농장을 폐쇄할 때 방생된 것이 골프장까지 들어온 것이다. 한번은 당나귀가 그린 옆에서 멍하니 골퍼를 응시하는 멋진 장면을 이 골프장에서 목격한 적도 있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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