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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골프기행] "그린에 칠면조?" 마우나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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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마우나케어골프장 1번홀 그린. 칠면조가 퍼팅을 방해하고 있다.

하와이 마우나케어골프장 1번홀 그린. 칠면조가 퍼팅을 방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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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낙원 하와이, 그야말로 골프천국이다.

호놀룰루 국내선 공항터미널에서 비행기를 타고 다시 1시간을 가면 화산섬인 빅아일랜드(하와이섬)의 코나공항에 도착한다. 리무진을 타고 또 1시간, 검은 용암밭에 깔린 19번 도로를 타고 달리면 그 유명한 마우나케어골프장(Maunakea Golf Course)에 도착한다. 1964년 당대 최고의 재벌 록펠러의 요청으로 로버트 트렌트 존스가 디자인했다.
1959년 하와이가 미국 영토로 편입됐을 때 하와이 주정부는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록펠러 총수를 이곳으로 초청했다고 한다. 그는 그 자리에서 골프장과 호텔을 건축하기로 결정했고 코할라코스트(Kohala Coast) 해변가 용암밭 위에 18홀 규모로 파72( 6552야드)의 걸작품을 완성시켜 놓았다.

이 골프장의 아름다움은 현재 전 세계 골프장중 30위권 이내에 들 정도로 유명하다. 골프장 뒤편으로는 4100m의 마우나케어산이 흰 눈의 고깔을 쓰고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앞쪽에는 코발트색의 태평양이 눈앞에 펼쳐진다. 코스 역시 아름다운 열대성 꽃들이 만발해 있고, 형형색색의 예쁜 새들이 노래를 불러댄다. 이제 붉은 푸르메리아의 꽃잎을 본 딴 이 골프장의 로고상품은 누구나 갖고 싶은 명품이 됐다.

시그니처홀은 파3의 3번홀(210야드)이다. 티잉그라운드와 그린 사이에는 흰 파도가 넘실거리는 장관이 연출된다. 필자는 지배인 조(Joe)의 도움을 받아 대한항공 하와이지점장 재직 당시 이곳에서 여러 번 라운드를 하는 행운을 얻었다. 가끔씩은 1번홀(파4홀)에서 티 샷 후 페어웨이에서 두번째 샷을 하려고 그린을 바라보면 야생칠면조 100여 마리가 그린 위를 점령하고 있는 장면도 연출된다.
하루는 움직이지도 않고 서있는 칠면조를 향해 두번째 샷을 날리니 볼이 운 좋게 온그린이 됐다. 퍼팅을 하려하자 야생칠면조는 줄을 만들어 유유히 걸어서 벙커쪽으로 이동했다. 코스 위에 있는 칠면조에게 위협을 가하거나 물리적인 힘을 가하면 동물학대죄가 적용되기 때문에 묵묵히 그들이 이동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골프코스에서 야생칠면조와 조우한다는 것은 골퍼로서 정말 행운이다. 미국인들은 매년 추수감사절 때 가족들이 모여 칠면조 파티를 한다. 이런 대량 수요를 위해 기르던 칠면조가 농장을 탈출하거나 불경기로 농장을 폐쇄할 때 방생된 것이 골프장까지 들어온 것이다. 한번은 당나귀가 그린 옆에서 멍하니 골퍼를 응시하는 멋진 장면을 이 골프장에서 목격한 적도 있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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