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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전주, 탄소섬유의 메카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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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전라북도 전주시가 우리나라 탄소섬유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5일 방문한 전주기계탄소기술원. 넓은 잔디밭에 현대적인 건물이 들어선 이곳에서는 50여 명의 연구원들이 우리나라 최초의 탄소섬유 양산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탄소섬유는 철 보다 10배의 강도를 가지지만 무게는 철의 20% 수준에 불과한 수퍼섬유다. 자동차, 전자, 에너지는 물론이고 항공, 우주, 방위산업 등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해 '꿈의 섬유'로 불린다.

효성과 함께 탄소섬유 개발에 나서고 있는 기술원에서는 현재 준양산 수준인 연산 150t 규모의 탄소섬유가 생산되고 있다. 강신재 기술원장은 "생산설비도 120m 길이에 달한다"면서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기술원은 효성과 함께 2013년까지 연산 1500t 수준의 완전 양산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 원장은 "일본과의 기술격차가 5~6년 정도 난다"고 언급하면서도 "현재
우리의 기술 개발 속도라면 1~2년 내에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원의 국내 최초 탄소섬유 개발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전주시와 탄소섬유 관련 업체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전주시가 입주업체에 재정적 지원을 약속하자 탄소섬유 관련 중소기업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탄소산업단지가 자연스레 형성된 것이다.

최락휘 전주시 성장산업과장은 "탄소와 전혀 상관 없던 이 지역에 기술원이 들어서면서 신성장동력을 얻었다"면서 "탄소관련 기업이 전주에 들어올 경우 연구개발비용의 최대 80%까지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주지역에는 약 10여 곳 이상의 탄소관련 중소기업들이 산재해 있는데, 이들은 모두 기술원과 협력 관계에 놓여 있다. 전주시청 관계자는 "불과 10년 전까지 탄소 관련 기업은 전혀 없었다"면서 "기술원이 들어서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전했다.

기술원과 협력하는 '데크'라는 한 중소기업은 기술원과 완주군에 각각 사업장을 두고 있다. 이 업체는 '탄소세라믹 브레이크'라는 제품을 생산하는데, 이 브레이크 패드는 자동차, 항공기의 제동장치에 적용되는데 한번 장착할 경우 30만km까지 교체가 필요 없을 정도로 뛰어난 내마모성을 자랑한다.

제품의 핵심소재는 바로 탄소섬유다. 여러장이 겹쳐진 탄소섬유 원단이 기계에 들어가자 수십개의 바늘이 원단을 서로 얽히게 해 투터운 하나의 탄소섬유 제품으로 탄생했다.

10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고부가제품이다. 개당 가격이 50만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다.

안내를 맡은 강 원장은 "독일 아우디 뿐 아니라 현대자동차와의 시험평가를 완료했다"면서 "현재 가격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탄소섬유 국산화 실현과 전주시의 적극적인 지원, 중소기업들의 제품 개발이 어우러지면서 탄소섬유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도 전주에 눈을 돌리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한화케미칼이 이 지역에 공장을 세우기로 결정했으며, 군산에 공장을 갖고 있는 OCI도 전주시와 협의중이다.

특히 탄소섬유가 양산되는 2013년 이후부터는 일본이 독점하다시피한 탄소섬유의 단가도 낮출 수 있어, 이 지역 탄소 사업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서 만난 탄소관련 중소기업인 (주)KM의 박태수 이사는 "탄소섬유가 국산화되면 현재 도입단가가 3분의1로 낮아질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현재 기술원과 전주시는 아예 '탄소밸리'를 구축할 방침이다. 기술과 제품 양산이 한꺼번에 이뤄지는 클러스터를 조직하는 것이다. 강 원장은 "내년부터 이곳을 부품소재 개발의 전진기지로 만들 것"이라면서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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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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