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BP '쌀 때 사자' 피인수설 무성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시장가치 하락으로 인수합병 최적기 조성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멕시코만 기름 유출 사고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브리티시 패트롤리엄(BP)의 피인수설이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사고 처리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주가 하락으로 시가총액이 대폭 감소했고, 여기에 기업 이미지 훼손까지 더해지면서 피인수설에 무게가 실린 것.
▲ '쌀 때 사자' 경쟁사 '입질' = 3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고래가 상처를 입고 피냄새를 풍기면 곧 상어 떼가 출몰하는 것처럼 BP의 시장가치가 급락하자 경쟁사가 인수를 저울질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BP의 '덩치'에 위축됐던 경쟁사들이 부담을 크게 덜었다는 얘기다.

BP의 시장가치는 기름 유출 사고 전만 하더라도 세계 굴지의 석유회사 로열 더치 셸보다 높았다. 그러나 사고 후 주가가 34% 곤두박질치면서 BP의 시가총액은 셸(1590억달러)은 물론 페트로차이나(2780억달러), 엑손모빌(2800억달러)보다 낮은 상태다. 불과 40여일 만에 440억파운드의 가치를 잃은 셈.

FT는 일부 투자은행들이 고객들에게 BP를 인수하라고 설득하고 있으며 특히 셸에게는 다시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BP가 배당금을 지불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고 유출 사고를 통해 매출의 40%를 올리는 미국 시장에서 기업 이미지가 실추됐기 때문에 인수합병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크리딧 스위스는 “배당금 삭감이 거의 확실시 되고 기름 유출 사고 처리 비용은 370억달러 이상 소모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BGC 파트너스의 데이비드 뷰익 브로커는 “주가가 연이어 급락하고 있기 때문에 BP는 인수합병의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셸-BP 세번째 시도 결실 이룰까 = 사실 BP와 셸의 인수합병설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4년과 2007년 양사의 인수합병(M&A)가 추진된 바 있다. 로드 브라운 BP 전 CEO는 2004년 양사의 인수합병이 사실상 체결 단계까지 추진됐으나 이사회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자서전을 통해 밝힌 바 있다. 그는 “BP는 버스를 놓친 꼴”이라면서 “당시 양사의 인수합병은 3~5년간 90억달러의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한번의 인수 논의는 BP가 지난 2007년 텍사스 정제공장 화재 사고로 주가가 지금처럼 급락하고 있을 때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P와의 인수합병이 셸의 미래 전략상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유업체 인수합병 전문가는 “규모가 커진다고 해서 자원 접근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석유 산업의 대형 합병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그 의미가 있지만 현재는 이런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는 공정경쟁에 관한 규제 역시 공룡 정유 회사간의 합병을 가로막는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 그밖에 복안은 = 일부 전문가는 BP가 선례를 따라 파산보호를 통해 우량 자산은 ‘굿 컴퍼니’에 남기고 부실자산은 ‘배드 컴퍼니’에 넘겨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주장은 미국에서 강력한 정치적 반대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같은 이유로 BP를 페트로차이나 같은 중국 정유회사에 넘기는 방안도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FT는 특정 정유업체가 모든 난관을 극복하더라도 정작 BP 자신이 인수합병 의사가 없으면 모든 노력은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BP는 인수합병에 대해 어떤 의사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이번 기름 유출 사고로 인해 BP의 토니 하워드 CEO를 해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BP 이사회는 하워드 CEO를 지지하고 있으며 하워드 해임에 관한 어떤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미국 기업 경영자 협회의 케네스 달리 의장은 “폭풍이 몰아칠 때는 선장을 교체하지 않는다”면서 “기름 유출 사고가 해결될 때까지 하워드를 유임시키는 것이 BP에게도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조해수 기자 chs900@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건강보험 의료수가 인상분 반영 '약값 상승' [힙플힙템] 입지 않고 메는 ‘패딩백’…11만개 판 그녀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 굳건한 1위 뉴진스…유튜브 주간차트 정상

    #국내이슈

  • 마라도나 '신의손'이 만든 월드컵 트로피 경매에 나와…수십억에 팔릴 듯 100m트랙이 런웨이도 아닌데…화장·옷 때문에 난리난 중국 국대女 "제발 공짜로 가져가라" 호소에도 25년째 빈 별장…주인 누구길래

    #해외이슈

  • [포토] 꽃처럼 찬란한 어르신 '감사해孝' 1000개 메시지 모아…뉴욕 맨해튼에 거대 한글벽 세운다 [포토] '다시 일상으로'

    #포토PICK

  • 3년만에 새단장…GV70 부분변경 출시 캐딜락 첫 전기차 '리릭' 23일 사전 계약 개시 기아 소형 전기차 EV3, 티저 이미지 공개

    #CAR라이프

  • 앞 유리에 '찰싹' 강제 제거 불가능한 불법주차 단속장치 도입될까 [뉴스속 용어]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 딸 출산 "사랑하면 가족…혈연은 중요치 않아"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