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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매거진②]손병호 "'대한민국1%', 두 명의 고인 추모하는 영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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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손병호는 날카로운 인상과 감수성 짙은 눈빛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배우다. 칸국제영화제 단편영화 심사위원상 수상작인 '소풍'(1999)에서 가족과 함께 동반자살을 시도하는 사업가를 연기할 때 손병호의 이중적인 이미지는 극대화됐다.

손병호가 날카로운 인상 뒤에 숨은 인간적인 매력은 이후 몇 가지 특징적인 캐릭터들로 이어졌다. 영화 '파이란'에서 최민식을 궁지에 몰아넣었던 폭력조직의 보스 용식, '알포인트'의 진창록 중사, '야수'의 폭력조직 보스 유강진 등이 손병호의 강한 면을 부각시켰다면, '엄마'에서 고두심의 큰아들 역, '흡혈형사 나도열'의 악당 탁문수 역 등은 손병호의 인간적인 면모나 코믹한 이미지를 드러냈다.
5월 5일 개봉하는 영화 '대한민국 1%'에서 해병대 특수수색대 최고의 스나이퍼이자 강직한 성품과 속 깊은 마음을 지닌 강철인 중사를 연기했다. 이 영화는 '간큰가족'의 조명남 감독의 유작이기도 하다.

"영화를 찍고 있을 때 이미 대장암 판정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은 약까지 복용하며 치료하던 중이었죠. 다들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했을 만큼 성품이 착한 분이었어요. 아파도 티 한 번 안 냈고, 현장에서도 화 한 번 안냈어요. 촬영 끝나면 늘 치료를 받으러 바로 들어가야 해서 제대로 터놓고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다는 게 무척 아쉽습니다."

조명남 감독이 세상을 떠난 뒤 '대한민국 1%'를 알리는 손병호의 어깨는 무거워졌다. 주연배우로서, 후배배우들의 맏형으로서 손병호는 TV예능프로그램까지 나가며 영화를 알리고 있다.
"조명남 감독이 영화를 하는 이유에 대해 했던 말이 기억나요. 자신의 영화를 통해 대한민국이 나가야 할 길을 말해주고 싶다고, 국민들에게 사랑이건 아픔이건 주고 가고 싶은 느낌이 많은데 고민이 많다고 했어요. 그걸 듣고 그것이야말로 조명남 감독의 색깔이 아닐까 생각했죠."


'대한민국 1%'는 최근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인해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오히려 이러한 우연의 일치가 상업적으로 이용돼 그들의 희생에 흠집을 남기지 않을까 걱정했다.

"영화 속 강철인 중사와 한준호 준위는 많은 부분이 닮았어요. 한 준위는 이 시대의 성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분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뭔가를 보여준 분이에요.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군인의 모습을 보여주셨죠.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그분을 기리는 마음이 있고 존경하는 마음이 있는데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어요. 다른 분들도 그렇게 됐으면 합니다."

40대 후반의 나이에 군복을 다시 입은 손병호는 현장에서 젊은 후배들을 이끌고 연일 강행군에 나서야 했다. 바다 한복판 2미터가 넘는 파도 위에서 보트를 타고 연기하며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반면 다시 군생활을 한다는 점에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업이기도 했다.

"선후배 사이에 갈등도 있지만 몸을 부딪히고 살며 축구나 족구도 하고 지내는 군대 생활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며 족구와 낚시, 수영을 함께하며 지내던 촬영현장을 그는 즐겁게 회상했다.

SBS 드라마 '자이언트'에 캐스팅돼 촬영을 진행 중인 손병호는 "언젠가는 내 이름으로 투자를 받아내서 좋은 감독을 발굴해 좋은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는 포부를 밝혔다. 영화 '대한민국 1%'는 손병호의 꿈을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디딤돌이 돼야 하는 중요한 작품이다.



고경석 기자 kave@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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