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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노후] '老테크 新트렌드' 올 30조 규모 은퇴후 삶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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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근로자 260만여명 전체의 34%넘어
은행.보험.증권사 '7%금리' 경쟁 가열
단순 금융상품 넘어 사회적제도 도약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대한민국이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노후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해묵은 과제는 수년이 지나도록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가장 큰 원인으로는 우리나라 노후소득 보장체계와 제도상의 문제, 그 가운데서도 퇴직연금에 대한 지적은 끊임없이 일고 있다.
퇴직연금제도는 기존의 퇴직금을 사외 금융기관에 안전하고 충분하게 적립해 실제 은퇴시점에 연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은 선진국형 제도로 지난 2005년 12월 도입됐다.

21일 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은 15조117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은 6조8000억원 대비 2배 이상 몸집을 불린 셈이다. 가입근로자도 260만717명으로 전체 5인 이상 사업장(2007년 기준)의 34.1%에 달한다. 이 같은 속도라면 퇴직연금 규모는 올해 30조원을 넘어서 내년에는 전(全) 근로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과 현실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퇴직연금을 받는 당자사인 근로자들은 정작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 태반이고 거대자금에 대한 업권의 경쟁만 치열해져 금융당국이 재제에 나설 정도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실제 수혜자인 기업 근로자들의 퇴직연금에 대한 이해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각 기업의 퇴직급여 실무 담당자들 조차도 퇴직연금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가 지난달 전국 700개 기업의 퇴직급여 실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퇴직연금 인식 및 운영실태 분석'를 조사한 결과, 아직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은 기업의 퇴직급여 담당자중 73%는 제도에 대해 단순히 들어본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이들 기업 가운데 향후 도입할 의사가 있는 기업은 23%에 불과했다. 이들 기업이 지목한 제도 도입의 난점으로는 '정보 부족'이었다.

반면, 매머드급으로 몸집을 불린 시장에 대한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사업자는 보험사(21곳), 은행(15곳), 증권사(17곳) 등 총 54곳에 달한다. 이들은 최근 운용 수익률 이상의 확정금리를 내걸면서 출혈경쟁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운용수익률은 4% 안팎이지만 퇴직연금 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7% 확정금리'를 보장한다는 상식 밖의 영업도 성행했다.

업계의 제살깎기 경쟁에 금감원이 최근 사내 조직으로부터 사전심사를 받는 등의 재제를 가하기 시작할 정도다. 안정적인 금융선진화를 위해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금융사들의 건전성을 오염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성주호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최근 초기시장 선점을 위해 사업자간 출혈경쟁 및 불공정행위가 우려의 수준에 이르고 있다"면서 "이는 근로자들이 사용자와 금융기관과의 이해관계에 따라 퇴직연금제도에 가입하게 돼 결과적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한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이어 "금융시장에서 요구되는 공정거래에 대한 분명한 가이드라인과 그에 상응하는 상벌 규정을 퇴직연금사업자간에 결의하는 자기정화 노력을 보여야 한다"면서 "이런 노력이 선행돼야 퇴직연금에 대한 시장경쟁이 가격경쟁을 뛰어 넘어 가치경쟁으로 승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퇴직연금제도는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니라 국민들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한 사회적 제도로 분류되는 만큼 정부와 퇴직연금사업자, 기업 모두가 함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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