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을 대표하는 거포, 스윙스타일 대조 등 또 다른 '볼거리'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거포 vs 거포'.
골프에서 '장타'는 힘의 상징이다. 아마추어골퍼는 말할 것도 없고, 프로골퍼들도 내색만 하지 않을 뿐 모두 '거포'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렇다면 전세계 골프계를 양분하고 있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유러피언(EPGA)투어의 대표적인 장타자는 과연 누구일까. 바로 '플로리다 폭격기'로 불리는 버바 왓슨(미국)과 '괴물' 알바로 퀴로스(스페인)이다.
지난해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CA챔피언십에서 퀴로스의 연습 장면을 본 윌 매킨지(미국)는 "300야드짜리 드라이빙레인지도 모자라 그 뒤 호수까지 볼을 넘기는 괴물"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퀴로스는 당시 376야드인 2번홀에서는 티 샷이 그린을 30야드나 넘어가는 괴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대회에서도 퀴로스가 평균 322.3야드를 날려 왓슨(319.6야드)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장타는 기본적으로 힘을 바탕으로 한다. 상대적으로 젊은 퀴로스는 기운이 넘친다. 하지만 두 선수를 같은 나이로 놓고 비교해 보면 왓슨도 퀴로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왓슨은 현재 퀴로스의 나이와 같은 5년 전 PGA 2부투어격인 네이션와이드투어에서 활동할 때 평균 334야드의 장타를 날렸다. 지금의 퀴로스를 압도했던 셈이다.
외모도 대조적이다. 왓슨은 잘 다듬어진 미국의 골프코스처럼 하얀 피부에 반듯한 인상이다. '정열의 땅' 스페인에서 자란 퀴로스는 이글거리는 태양에 잘 구워진 구릿빛 피부를 지녀 '야생적'이다. 거친 수염과 새까만 눈썹이 통제할 수 없는 거포의 본능을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두 선수가 같은 무대에서 활동하지는 않지만 양대 투어에서 벌이는 '장타대결'도 골프마니아들에게는 '볼거리'다.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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