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작년 자동차 판매 ‘세계 1위’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가 미국을 크게 앞지르면서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1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판매는 1360만대로 전년 대비 46% 급증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의 판매 실적은 전년 대비 21% 감소하며 대조를 이뤘다. 지난해 미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1040만대로 198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용차를 제외한 기록이지만 50만~60만대로 추정되는 상용차 판매 수치를 더한다 해도 중국의 판매량은 넘어서지 못한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는 12월에만 거의 두 배에 가까운 판매 성장을 보였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 협회(CAAM)는 12월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92% 늘어난 141만대라고 발표했다.

미국이 중고차 보상제로 '깜짝 성장'을 보인 8월을 제외하고는 중국이 월별 판매량에서 모두 미국을 앞서면서 세계 자동차 업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중국이 미국보다 200만대이상 높은 판매 실적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중국 자동차 시장이 5~6% 선에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는 10~15%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이 지난해 깜짝 성장을 보인 것은 경기부양책 효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월 소형차를 구입할 경우 세금의 절반을 감면해 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세금을 5%로 줄이면서 차량 판매가 폭증한 것.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효과가 지속되기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감세 폭이 줄어 소형차 구입에 7.5%의 세율이 적용된다. 정상 세율인 10% 보다는 낮지만 상대적으로 세율이 인상된 것으로 인식되면서 차량 판매 증가는 둔화될 것이라는 것.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해 많은 사람들이 차량을 매입했기 때문에 올해에는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성장이 다소 정체되면서 자동차 업계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CSM 월드와이드의 예일 장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이 더욱 까다로워 질 것”이라며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이 더욱 격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내수 확대에 힘입어 해외 기업 사냥에 적극 나섰다고 전했다. 베이징 자동차(BAIC)는 제너럴모터스(GM)의 스웨덴 자회사인 사브(SAAB)의 기술을 사들였고, 지리자동차는 포드의 자회사인 볼보를 인수했다. 또 스촨텅중 중공업은 GM의 허머 브랜드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자동차시장 조사 업체인 부즈 앤 코의 빌 루소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21세기 자동차 산업의 중심무대로 올라섰다”며 “경제 성장이 그대로 자동차 시장의 성장으로 연결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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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