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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과 정보력이 해외 건설 공사 수주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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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화 우림건설 알제리 지사장 인터뷰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인샬라(알라가 뜻하는 대로)'. 바쁠게 하나도 없는 그 나라 사람들의 자세와 정서를 이해하고 적절히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아랍계 국가 알제리에서 해외수주사업을 제대로 해내려면 장기적으로 인맥과 정보력을 구축하고 제도나 관행을 알아야 한다는 김정화 우림건설 알제리 지사장(사진)의 이야기다.
이는 비단 알제리 뿐만 아니라 국내건설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해외시장 신규개척지로 여겨지는 제3세계, 아랍, 아프리카권 저개발 국가들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16일 김정화 지사장은 아시아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알제리 시장을 본격 개척하기 위해서는 80% 이상이 관급입찰공사인 시장특성을 제대로 알고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알제리 경제협력과 산업정책 컨설팅 등을 최대한 활용한 정부 액션이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고도 전했다.

그동안 우리기업들과 정부관계자들이 알제리 건설사업에 첫 발을 디딘 곳은 지난 2003년 둘러 본 시디 압델라 신도시 부지였다. 김정화 지사장도 그 자리에 있었다.
계기는 당시 18년 간 국회 공무원으로 국제, 의전 업무와 해외입법조사 등에서 맡아 일하고 있었던 김 지사장이 우연한 기회에 아흐메드 부타슈 주한 알제리 대사를 만난데 연유한다. 부타슈 대사는 김 지사장에게 알제리 신도시 사업에 한국건설사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분당, 일산 등 한창 1기 신도시가 지어지고 있어 알제리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김 지사장은 시디 압델라 사업에 건설교통부와 주·토공, 국내 건설사와 설계사무소 관계자들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

이를 시발점으로 김 지사장은 공간건축에서 3년간 이사, 상무 등 직책을 맡아 일해왔고, 이후 2008년 5월 우림건설 알제리 지사장으로 오면서 부이난, 부그줄 등 신도시 사업에서 알제리 정부 관계자들과 교류하며 수주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김 지사장은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국회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프랑스 국립행정학교 ENA와 국립행정대학원 IIAP에서 연수를 받은 바 있다. 또 한불의원포럼, 한불교류협회, 한불정법학회 등에서 활동하며 인맥을 형성해 왔다.

이같은 경력들이 알제리 행정관료들을 상대하기 유리한 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국가들은 아직까지 많은 부분 프랑스의 관행과 법적절차, 제도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흔치 않은 '여성 해외 지사장'이라는 타이틀도 장점으로 승화된다. 김 지사장은 "일할 때 유일한 여자이기 때문에 배려도 받고, 소프트하게 접근하며 더 인간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기업에서 일하면서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 밀리면 끝장이라는 생각에 늘 전쟁터에서 싸우는 기분으로 일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우림건설은 올해 알제리 지역에서 총 2억7400만달러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다. 지난해 말에는 부그줄 신도시 부지조성공사를 수주, 올 초 부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6억5000만 달러의 총 공사매출이 기대되는 알제리 부이난 신도시 부지조성공사에도 대우건설, 한화건설 등 국내 5개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계약을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김 지사장은 "우림은 여타업체보다 알제리시장에 조기 진입했을 뿐만 아니라 관급입찰과정에서 겪어야 할 시행착오를 모두 겪고 정보력, 인맥, 입찰기술에 있어 안정돼 있다고 자부하지만 알제리 정부의 체크앤밸런스(견제와 균형) 등 절차적 운영, 관행등이 느린데 대해 대처하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 지사은 이어 "우림이 현재 채권단 관리하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어려움이 있지만 알제리 시장에서 조속히 성과가 나서 회사 상황과 분위기 반전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아프리카 대륙 북서부 지중해 연안에 자리한 알제리는 1830년대 부터 프랑스의 식민이 시작됐고 1962년 독립을 맞았다. 이후 친공 사회주의 노선으로 한참동안 친북정부였다가 1980년대 소련개혁물결 아래 민주화와 경제개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한국과는 1990년 수교를 맺었으나 1994년 10월 대우 지사장 피살사건으로 2년 남짓 외교공백이 있었다. 이후 부타슈 주한 대사의 친선노력과 2006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알제리 방문이 이어졌다. 오는 2010년 한-알제리 수교 20주년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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