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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사회공헌 활동 시스템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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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훈 부국장 겸 금융부장] 10년만의 경제위기 속에 맞는 2009년 겨울은 일찍 찾아온 동장군이 더욱 매섭게 느껴질 정도로 춥다. 기업체와 각종 종교단체 등을 중심으로 소외계층에 대한 온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예년만 못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각 신문의 지면에 정치인부터 관료, 기업체 CEO(최고경영자), 기관장 들의 활약(?)이 온통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벌이는 봉사활동은 벽돌공장에서 찍어낸 벽돌만큼이나 틀에 박혀있다. 독거노인을 찾아 식사를 챙겼다느니 임직원이 김장을 담가 불우이웃에게 전했거나 달동네에 연탄을 나눠주었다는 미담이다. 여기에 더해 연말연시 단골 행사인 군부대 위문도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행사들은 아직까지 우리사회의 사회공헌 활동이 시스템적으로 이뤄지기보다는 일회성으로 연출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불우이웃돕기 성금도 마찬가지. 모 방송사에서 실시한 성금모집 방송에서 몇 시간째 2억원을 넘기지 못하던 모금액이 한 금융기관의 수십억원 성금이 도착하면서 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그런 일도 생겼다. 기업들은 준조세 성격의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낼때 경쟁사는 얼마를 했는지 눈치보기를 하면서 규모를 책정한단다.

실제로 몇년 전 한 금융기관은 이익규모에 따른 기부금을 연말까지 소진하지 못해 수백억원을 한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질전환은 언제나 가능한 법.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도 감지되는 상황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큰 관심을 보이고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서 챙기고 있는 '미소금융'이 대표적인 사례다. 오늘 출범하는 미소금융은 대기업과 금융기관 등이 2조2000억원을 모아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의 재활자금으로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떤 식으로 대상을 선별하고 얼마까지 지원하며 추후에 대출금 회수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세금문제가 남아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정부는 미소금융재단에 한해 기부약정액의 50%를 세액에서 공제하려하고 있지만 국회에서는 형평성 논리를 내세워 난색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부금 공제한도를 늘리는 제도는 그 무엇보다 시급한 정책이다.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을 유도하기위해서는 기부에 따른 절세 효과를 극대화시켜야 한다. 당장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정부가 부담해야 할 사회복지 비용을 민간기업이 함께 나누는 것이다.

미국에서 카네기에 이어 빌 게이츠와 같은 기업인이 자신의 이름을 붙인 재단을 만드는 관행이 이뤄진 것은 초기부터 세제 지원이 잘 이뤄졌기 때문이다. 세금으로 내느니 자신의 이름으로 기부활동을 펼치자는 초기 취지를 넘어 이들이 나눔 경영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느끼고, 실천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와 더불어 사회적 약자들에게 쌀을 주기보다는 농사지을 땅과 기술을 알려주는 것과 같은 '사회적 기업' 활동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MB가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지만 실제 내년 투입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사회안전망 차원에서라도 사회적기업에 대한 예산지원을 늘리고, 국가 차원의 사회적기업 사업 성공을 위한 전략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 사회단체 관계자는 "노숙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아침에 일어나면 새벽 인력시장으로 달려가지만 절반도 안되는 사람만이 하루 일자리를 구한다" 고 말했다. 이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사회적 기업을 다수 만들어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밥 한 그릇 주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역설한 그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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