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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채권, 고원(高原)에 서서<대우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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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기점 단기 고점형성 가능성에 주목

높은 곳에 서면 살에 닿는 바람이 매섭고, 밑을 보면 아득한 느낌이 든다. 지금까지 올라 온 길을 다시 되돌아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바로 되돌아 올 길을 이렇게나 많이 올라오지는 않았겠으나, 산은 한번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굴곡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지점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양호한 2분기 지표에 이어 7월 미국 지표들이 양호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고용지표들은 예상을 상회하면서 이번 주 초반 채권시장의 약세심리를 다시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의 상승이 좀 더 이어지고, 금리는 다시 좀 더 가던 길을 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주에 예정되어 있는 금통위와 FOMC가 하나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 한은이나 연준이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출구전략이나 하반기 경기전망에 대해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답을 제공한다면, 그 동안 누적된 금리 메리트로 채권에 긍정적으로 접근할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금리상승 부담이 되었던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도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생각이며, 최근 주요 스프레드의 움직임이 장기물을 중심으로 축소되고 있다는 점에서 수급여건상 관심을 가질 시점이다.

아직 정상은 멀었다고 할 수 있지만, 최근까지 가파르게 올라온 채권시장 입장에서 현 위치는 충분히 높은 지점이라는 생각에 동의할 수 있는 이들이 꽤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이번 주 단기 금리고점 형성 가능성을 제시하며, 채권에 대한 매수관점 접근을 권고한다.
◆ 채권 수난기, 이대로 채권의 시대는 막을 내리는 것인가? = 국고 3년 금리가 4.5% 바로 밑까지 올라왔다. 금리의 추세적 상승이 어려울 것으로 봤지만, 단기간에 올라온 레벨로는 거의 ‘채권 수난’에 가까울 정도다. 채권시장의 약세심리를 나타내는 대차잔고가 여전히 8조원이 넘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을 반영하고 있다.

예상보다 양호한 2분기 경기흐름으로 금융시장이 안정되자, 가격지표들은 일제히 상승한 반면 신용지표는 하락했다. KOSPI가 1570p를 넘었고, 미국의 S&P 500도 1010p에 이르렀다. 원/달러 환율은 1220원으로 원화가치로 볼 때 역시 연중 최고 수준이다. 반면, 미국의 VIX는 20p초반까지, TED와 EMBI+ 스프레드는 연중 저점을 경신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펀더멘탈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7월에도 이어지고 있어, 채권시장의 고민이 좀 더 깊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발표된 7월 ISM 제조업지수가 경기여건의 호전을 의미하는 50p 바로 밑인 48.9p를 기록했고, 심지어 주말에 발표된 7월 고용지표마저 예상보다 양호한 결과를 보였다.

비농가 취업자수는 예상치인 32만5천건 감소보다 적은 24만7천건 감소를 기록했고, 실업률이 9.4%로 이전월의 9.5%보다 0.1%p 낮아졌다. 고용지표들을 분석해보면, 제조업 및 서비스업에 걸쳐 전반적으로 고용여건이 개선된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벌써 일각에서는 ‘침체의 끝’을 알리는 시그널이라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 외에도 미국 자동차판매가 증가하고, 향후 New GM이 생산을 재개할 경우 고용의 확대 및 산업생산의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그러나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의 경우 아직 등락을 이어가고 있어 고용부분에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리고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이번 실업률의 하락은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실업자수 감소보다 구직포기자 수가 더 빠르게 늘고 있어 앞으로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신규취업자들이 이전보다 낮은 임금으로 고용됨에 따라, 이전 수준까지의 소비 회복 속도는 더뎌질 수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을 인정하더라도 미국의 경우 리플레이션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에 비해, 한국과 중국의 경우 이미 그 약발이 점차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물론 미국의 경기회복이 한국이나 중국 경기에 긍정적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중국의 유동성흡수와 최근 중국증시의 조정, 한국 경기탄력 약화 가능성 등은 펀더멘탈에 대한 고민이 좀 더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우군(友軍)은 아니겠지만 불안의 정점을 확인시켜줄 통화정책 회의 = 경기가 개선되는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이번 주는 11일(화)에 금통위, 12일(수)에는 FOMC가 예정되어 있다. 이번 양국의 통화정책회의는 현재 경기여건을 정리해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통
위와 FOMC 대해 시장참가자들은 어느 정도 예상을 마친 상황이다.

‘현재까지 정책의 힘과 금융시장 안정으로 경기가 개선되었지만 아직까지 경기가 확연히 돌아섰다고 말하기는 이르며, 출구전략에 대해서도 대책들은 준비되어 있지만 신중할 필요가 있다.’라는 대답이 공히 금통위와 FOMC의 모범답안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예상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지금과 같이 채권에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이러한 대형 이벤트를 확인하지 않고 움직이기는 쉽지 않다.

기준금리 대비 국고3년 스프레드 확대를 볼 때 시장이 참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02년 IT버블의 리바운드 국면을 제외하고, 기준금리와 국고 3년이 250bp 가까이 벌어진 적은 없었다. 과거경험상 경기만 놓고 보면, GDP 전기비로 빠른 회복 속도를 나타냈던 시기들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도 이만큼 빠른 경기상승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과 금리의 고점을 형성한 이후 되돌림이 나왔다는 것이다(02년, 03년, 05년). 하반기 GDP 전기비의 경우 2분기만큼의 속도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할 때, 단기적으로 현 금리수준이 고점일 가능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한국의 경우 08년 9월 글로벌 유동성 위기 이후 미국과 통화스왑을 통해 대외유동성을 확보 했었는데, 무역수지 흑자와 외국인의 증시자금 유입으로 스왑규모를 줄이고 있다. 특히, 최근 한은의 자산계정에서 대출금이 감소한 부분이 시중에 경쟁입찰방식으로 공급했던 외화대출을 모두 회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외유동성 유입이 늘자, 통안채 잔액을 늘려가면서 유동성 여건을 조절했다. 그러나, 7월에 들어오면서 이러한 통안채 잔액이 줄고 있다. 통안채 금리는 오르고 있지만, 통안채 발행이 최근 줄고 있다는 것은 한은의 유동성 조정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결국, 기준금리 대비 너무 빨리 올라온 시장금리와 지속 불가능한 국내 경기의 개선속도, 일정부분 진행된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 흡수과정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이 추가적으로 금리상승을 자극할 발언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판단된다.

지금부터는 정책을 배제한 민간 스스로의 회복이 가능할 것인지를 지켜봐야 할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한은이나 정책당국에서 지나치게 서둘러 시장을 자극했다가 그 동안의 노력들이 허사로 돌아갈 수도 있다. 다만 일부의 우려처럼, 부동산 가격상승이 변수가 되어 시장금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시장은 이번 금통위 이후 안정심리를 찾으려는 시도를 할 것이다. 물론 이후의 가격지표 움직임과 실물지표들의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금리가 추가적으로 큰 폭으로 레벨을 높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선물 쪽에서는 뒤에서 언급하겠지만 외국인 매도여력 약화를 계기로 반격에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인다.

한편, 미국의 FOMC에서는 미국의 경기여건이 개선되고 있지만 상당부분 정책과 자동차 판매 등 일부에 그 효과가 몰려 있는데다, 이번 주 후반에 발표될 소매판매와 같은 소비지표의 불확실성이 신경 쓰일 것이다. 2분기 미국 GDP에서 소비의 기여도가 예상치를 하회한데다, 최근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하는 등 소비개선의 확인이 더디다는 점에서, 자동차와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소매판매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확인이 중요할 것이다(소매판매 전월비 +0.7%, 소매판매-자동차 제외+0.1% 컨센서스). 이러한 점이 연준으로 하여금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을 언급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 7월 고용지표 발표 이후, 미국의 연방선물시장에서 09년12월과 10년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이전에 5월 고용지표 발표 때보다 보다 낮다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분명 7월 고용이 5월보다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5월 지표 발표 이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출구전략을 부각시켜 금리인상 기대를 자극한 것에 비해, 지난 2개월 동안 고용을 제외한 소비와 생산은 아직까지 뚜렷하게 회복된 것을 확인할 수 없다. 이렇듯 시장입장에서는 현재를 이전보다도 경기에 대한 개선기대와 출구전략 실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9월에 소진될 것으로 보이는 연준의 국채매입 계획도 현 수준에서 마무리할 지 확대해야 할 지 여부도 관심사이다. 이미 약속한 3천억달러 중 2천4백억달러(80%) 매수집행이 마무리된 가운데, 미 재무부에 따르면 3Q와 4Q에 각각 $5310억, $5660억 규모의 채권 발행이 예정되어 있다. 이는 분명 수급부담으로 인한 미국 금리의 상승원인이 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 국채에 대한 다른 나라들의 채권매도나 미국의 이자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나마 미국 경기회복 기대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미국 금리상승으로 인한 다른 나라들의 채권매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하지만, 재정문제는 향후 고민으로 떠오를 수 있다. 이러한 여건들을 종합해 볼 때, 이번 FOMC에서 연준의 양적완화에 대한 입장은 여전히 애매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연준의 입장은 9월말에 예정되어 있는 FOMC에서 더욱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수급부담은 한시름 돌릴 수 있는 시점, 가격 메리트가 빛을 발할 시기 = 앞에서 언급한 여건들에다가 일부 수급요인들의 변화까지 감안할 때 이번 주가 채권시장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분수령이 될 것이다. 주 초반은 미국 고용지표의 영향권에서 금리상승압력이 좀 더 확대되면서 고점을 좀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국고 3년 금리가 4.5%를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동안 수급상 시장에 부담요인이 되었던 외국인의 선물매도물량이 이전 바닥수준에 근접해 있다. 물론 이전 08년 바닥권보다는 아직 높은 수준이긴 하나, 남아있는 경기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이전 저점 밑으로 매도포지션을 가져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바닥까지 대략 6천계약 정도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금통위에서 시장이 예상하는 답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면 수급요인은 우호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국내 기관들 중에서 높아진 장기금리에 대한 가격메리트를 재고 있는 곳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당장 출구전략이 힘들다는 여건을 고려할 때 장기물이 약해야 하는 분위기지만, 장단기 스프레드는 오히려 줄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고5년-3년 스프레드 축소분위기 역시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재미있는 것은 국채 중 서자라고 불리는 국민주택채와 국고채의 스프레드도 최근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주택채에 대한 관심은 국채와 같은 신용이면서도, 유동성이나 다른 이유들로 인해 다소 높은 금리를 받고 있다는 점에 있다. 결국, 중장기물을 중심으로 현 금리수준에서는 매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는다는 인식이 우세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주 초반 약세심리 이후 8월 금통위와 FOMC를 거치면서 시장이 예상했던 답을 얻고 난 이후 높아진 금리메리트가 좀 더 부각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펀더멘탈이야 하반기에 국내 요인들은 상반기에 비해 체감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높고, 미국 역시 지금의 정책효과가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이에 수급여건까지 상당부분 뒷받침 되고 있어 이번 주에는 중장기물에 대한 관심과 국채선물 롱 포지션에 대한 관심을 가져가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이며, 양호한 금융시장 여건에도 불구하고 금리의 단기고점을 볼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러한 단기적인 시각의 고점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겠으나, 3분기부터 느껴질 경기상승 탄력의 약화와 진정한 출구전략이 시작되는 시기까지는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남현 기자 nh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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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현 기자 nh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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