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마이크론과의 합병으로 덩치를 불린 LG이노텍이 2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웃지 못하고 있다. 호실적 자체가 환율로 인한 착시현상인데다 내부적으로 상시 구조조정, 합병 후 사업부간 갈등으로 인해 불안요소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사업부간 갈등도 여전했다. LG마이크론 출신인 현 LG이노텍 CFO는 최근의 LED 백라이트 TV 판매 호조와 관련해 "지불 대가와 효용을 따져 왔을때 균형이 맞지 않는다"며 "현재 판매 호조는 기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의 사업부문에서 LED 관련 매출은 4분기 10%까지 늘어날 전망이지만 현재는 6% 대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여전히 적자다. 허 사장이 가능성 없는 사업군을 구조조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CFO가 부정적일 수 있는 사업 전망을 내놓은 셈이다.
그러자 관련 사업부서장이 발끈했다. 자리를 함께한 LG이노텍 출신 LED 사업부 상무는 CFO의 발언과 관련해 "LED TV가 호조를 보이면 이노텍의 사업군인 BLU(백라이트 유닛) 판매도 필연적으로 늘어날테니 좋은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회사 주력 사업을 놓고 합병 양 사간 경영진의 시각차가 분명함을 드러냈다고도 볼 수 있다. "합병 후유증은 없다"고 강조했던 회사 측의 설명도 무색해졌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축배를 들기 이르다는 분석이다. 자리를 함께한 LG이노텍 고위 관계자는 "(지난 분기에)전년 대비 매출이 30% 가량 늘어났지만 환율 효과를 뺀 달러 기준으로는 오히려 지난해 매출의 98%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최근 LG전자의 TV 판매가 날개 돋힌 듯 늘어나고 있는 점에 미뤄 볼 때 여전히 수익구조 개선 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한편 허 사장은 이날 간담회서 "이노텍과 마이크론의 합병을 통해 ▲사업구조의 견실화 ▲글로벌 경쟁 가능한 외형(2~3조 매출) 확보 ▲R&D(연구개발)나 마케팅 등의 측면에서 경영 효율성 확보 등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반기 급성장을 위한 큰 폭의 설비 투자도 진행할 것"이라며 "상반기 발표됐던 1500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의 투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