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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리더의 책꽂이]이현주 목사의 대학·중용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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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목사의 대학·중용 읽기
이현주 지음/삼인 펴냄/ 1만5000원

어느새 여름이다. 휴가철이다. 심신이 모처럼 한가할 때, 재충전을 위해 천천히 읽으면 읽을수록 사람에게 유익함을 제공해주리라, 믿어지는 책이다.

책은 십 년 전쯤에 초판을 건너 개정판(2006년)으로 새로이 나왔다. 내가 과거에 읽었던 고전 ‘대학’이나 ‘중용’에 비해 훨씬 좋다. 솔직한 고백이자 첫인상이다.

책문에 곧장 들어서니 내 마음이 어느새 밝아지고 뿌듯해진다. 기분이 그렇다. 그뿐인가. 이현주 목사의 말마따나 “저 유명한 고전 ‘대학’을 한번 읽어 본다는 것만으로도…” 내 가슴은 희열로 그득 벅차올랐다.

문장이 어렵지 않다. 간결하다. 꼬인 구석이 없다. 말끔하다. 얼마 전 다녀왔던 제주 우도의 해수욕장(서빈백사) 모래와도 닮았다. 내용은 뭐랄까. 마치 해수욕장에서 본 푸른 바다처럼 깊고도 넓다고 할까나. 그러니 결코 만만치 않다.

바다가 따로 어느 파도를 편애하던가. 동서양 종교를 이현주 목사 글은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처럼 경계 없다. 예수의 가르침에서 받은 감명을 일이관지로 그대로 고전으로 들이대며 아우른다. 내 보기엔 예수를 진정 사랑할 줄 아는 분일 터.

먼저 ‘대학’을 보자. 이 목사는 ‘대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엄청난 전문 지식을 경쟁하듯이 쌓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에 때를 닦아 내고 온갖 쌓여 있는 허섭스레기를 치우는 것이다’(15쪽)고 강조한다. ‘군자’도 논한다. 군자의 참된 모습은 소인 위에 군림하여 그들을 이래라 저래라 가르치는 데 있지 않다고 정리한다. 그러면서 그 보다는 소인들 가운데 섞여 들어가라 식으로 길을 안내한다. 이렇듯 군자의 모습에서 성공하는 경영자(CEO) 모습이 무엇인지 이내 발견할 수 있다.

이 목사는 ‘대학’의 세 강령 가운데 첫째를 ‘명명덕(明明德)’으로 설명한다. 둘째는 ‘친민(親民)’이다. 여기서 친(親)은 신(新)과 뜻이 통한다. 즉 자기를 새롭게 하는 것을 가리킨다. 즉 세상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67쪽)라고 해석한다. 셋째는 ‘지어지선(止於至善)’이다. 요컨대 명명덕, 친민 하면 절로 지극한 선을 이룬다는 뜻이다.

이제 ‘중용(中庸)’을 읽자. 이 목사는 중(中)을 알고 용(庸)을 알면 책은 다 읽은 셈이라고 역설한다. 이윽고 “중(中)은 속에 있어서 보이지 않지만, 겉에 있어서 보이고 들리고 만져지고 경험되는 용(庸)과 두루 융통한다”(175쪽)고 강조한다. 여기서 꼭 알아야 세 단어가 있다. ‘성(性)과 도(道)와 교(敎)’가 그것이다.

그 중 도(道)를 이 목사는 이렇게 풀이한다. 내 보기엔 단연 압권이다.
“길이란 사람이나 짐승이 밟고 다니는 것이다. 길을 따라서 다니면 잘 다닐 수 있거니와 길을 잃으면 고생만 하다가 생명을 잃는 수도 있다. 길을 찾으면 살고 잃으면 죽는다. 길이 곧 생명인 까닭이다. 그래서 예수는 당신이 ‘길’이요 ‘생명’이라고 하셨다.”(178쪽)

어쨌거나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지는 않는다. 또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는 법도 없다. 해서 중요한 것은 언제나 겉으로 나타난 모양이 아니라 그것을 그런 모양으로 나타나게 한 속 내용이라고 이 목사는 전한다. 다가오는 여름휴가에 이 책을 통해 길을 열고 중심(中心) 좀 잡아보자. 어떠세요?

심상훈 북칼럼니스트(작은가게연구소장)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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