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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소황제 입시, “붙으면 아우디 사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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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같은 수험생 시절을 거쳐 겨우 들어간 대학에서는 대입보다 더 독하다는 취업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또 합격통지서를 손에 쥐고도 값비싼 등록금 때문에 다닐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이런 것들이 한국 수험생들만 겪는 고통이 아니라는 것이다. 입시지옥과 등록금의 압박은 만국 공통의 현상이니 더 이상 도피유학의 ‘도피’는 생각도 못할 일이다.


◆‘소황제’의 입시, 한국 빰 치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조기유학은 영미 쪽 유학이 부담스러운 학부모들에게 일종의 대안이었다. 환율은 싸고 위치는 가깝고, 게다가 중국의 영향력이 국제사회에서 점점 확대되고 있으니 일석이조라는 것. 그러나 부담스러워진 환율 외에도 중국 유학을 망설이게 하는 것은 바로 중국이 한국 뺨치는 입시 지옥 국가가 돼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을 비롯한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교육열은 전세계 평균을 웃돈다. 그러나 소득 수준이 높아진 중국 중상류층에서 ‘소황제’인 자식에게 쏟아 붓는 교육열은 상상 이상이다.

중국의 수험생들은 지난 7일부터 3일간 한국의 ‘수능’, 미국의 ‘SAT’에 해당하는 중국의 입시시험 ‘가오카오(高考)’를 치렀다. 이번에 가오카오를 본 수험생 리우치차오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하루에 14~16시간씩 공부했다”고 털어 놓았다.

수험 열기는 엄청났다. 중국 쓰촨 지역에는 집중력 향상을 위해 병원에서 산소 호흡기를 연결하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등장했을 정도다. 여학생들은 시험기간에 월경이 겹치는 것을 막기 위해 피임약을 복용했다. 시험에 지각하는 것은 재앙이다. 재작년에는 한 여학생이 지각을 해 부모가 시험관에게 무릎을 꿇고 빌었지만 집으로 되돌려 보내진 일이 있었다.

상류층 부모들은 고가의 선물을 내걸었다. 이번에 시험을 치른 17세 여고생 천치옹은 “부모님이 난카이 대학 같은 학교에 합격하면 아우디 자동차를 사준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스파르타식 기숙 학원은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톈진에 위치한 군대식 기숙 학원의 연간 학원비는 3만8500위안(5640달러)로 중국 가정의 평균 연간수입을 넘어서지만 자리가 없어서 못 들어갈 지경이다. 이 학원은 엄격한 것으로 유명한데 수업은 3주 연속 이어지고 휴식은 3주에 하루 꼴 뿐이다. 여기서 수업을 듣는 리이란은 “수업 시간에 핸드폰이 울렸는데 선생님이 와서 빼앗아 그 자리에서 부셔 버렸다”고 말했다.


◆“저 하버드대 가요. 지원해주실 분?”

상대적으로 편안한(?) 수험생 시절을 보낸 미국 학생들은 엄청난 수업료에 울상이다. 포브스지가 공개한 아이비리그 대학 학비 내역에 따르면 조지워싱턴 대학의 연간 수업료는 4만437달러(5590만원)으로 책값, 기숙사비, 교통비 등을 합치면 연간 5만3000달러(7314만원)가 소요된다. 하버드대 학비는 3만6173달러, 예일대는 3만5300달러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명문대에 붙고도 이를 포기하는 사태까지 속출한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등록금을 벌기위해 휴학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최근에는 고학생과 후원자를 연결해주는 사이트(unithrive.org)가 등장했다. 이곳에 사진과 개인정보 등을 올려놓고 5년을 기한으로 무이자 대출을 해줄 지원자를 찾는 것이다. 최근 이 싸이트에 등록을 한 한 여성은 자신을 “하버드대에서 신경생물학을 전공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이번 여름학기에 MCAT(의과대학원 입학시험)을 보고 싶지만 응시료 등을 낼 돈이 없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 싸이트는 같은 어려움을 겪었던 하버드대학 졸업생 3명이 지난 달 만든 것이다. 후원자가 지원을 결정하면 도움을 받은 학생이 듣고 있는 수업 등에 관한 정보를 업데이트 해주는 식으로 운영된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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