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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플루 확산…인천국제공항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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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ㆍ해열제 챙기자" 병원같은 공항
약국ㆍ편의점 의약품 구입 4배 늘어
일본인 관광객은 급감 청사안 한적



지난 22일 오후 2시경 인천국제공항 3층 출발층.

주말 승객이 몰릴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거대한 청사 안은 사람들도 거의 없어 한적했다. 그 대신 신종플루의 암울한 분위기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신종 플루가 확산되고 있으니 여행국 현지에서 가축 농장 방문을 자제하고 입국시 축산물을 가져오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내용의 방송이 정기적으로 흘러나왔고, 인포메이션에 비치된 신종플루 안내 팸플릿을 집어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TV방송에서 많이 들어 알고 있지만 그래도 불안감을 완전히 씻어내진 못했는지,각 항공 안내 데스크에는 추가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뭐가 있는 지 물어보는 여행객들이 눈에 띄었다.

약국, 편의점에는 마스크와 해열제를 구입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공항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 박모씨는 "집에서 미리 챙기지 않은 손님들이 많이 사가는 데 평소 때보다 3~4배 이상 판매가 늘었다"면서 "해열제와 감기약 판매도 덩달아 증가했다"고 말했다.

일본으로 가는 항공편 시간이 다가오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부분 일본인 관광객들이었는데, 한국여행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가는 아사오씨와 친구 두 명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아사오씨는 "일본으로 돌아가야 하니 마스크를 썼다"면서 "서울에 있을 땐 괜찮았는데 일본으로 가려니 아무래도 불안하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마쓰야마로 간다는 주부 고 모씨는 탑승구에 들어가기전 "이틀전부터 미열이 좀 있었는데 체온이 높아지면 일본 현지에서 격리 수용된다는 말을 듣고 해열제를 먹었다"며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어쩌나하고 걱정이 태산"이라며 우려했다.

3시 12분 즈음, 1층 도착층으로 내려가자 오키나와에서 마스크를 쓰고 온 일본인 여성 3명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 중 한명인 요시노양은 화장품 판매상을 하는데 자주 서울을 방문해 한국어도 유창했다. 그녀는 "일본 현지인들은 마스크는 물론 손 세척 화장품을 휴대품으로 갖고 다닌다"면서 "한국도 감염자가 나왔다고 해서 걱정됐는데 이미 잡힌 일정이라 예정대로 왔다"고 말했다. 일본 사정을 묻자 요시노양은 "일본은 대단히 충격을 받았다"면서 "여행을 안 하면 감염이 안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가 2차 감염이 확산되자 나라 전체가 놀란 듯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신종플루 확산 후 한국에 오는 일본인 방문객 수가 줄었다. 실제로 탑승구 앞에서 세 시간여에 걸쳐 일본에서 도착한 항공기를 타고 온 탑승객들을 지켜봤는데 어림잡아도 그 수가 적어 보였다.

3시 36분, 도착 게이트에서 일본 관광객을 기다리는 여행사 가이드는 단 2명 뿐이었다. 김 씨라고 밝힌 가이드는 "주말이면 관광객이 많았는데 많이 취소됐고, 간신히 한 팀 정도만 스케줄이 예정대로 진행됐다"면서 "현지 여행사로부터 한국 사정에 대한 전화를 많이 받았는데, 아무래도 당분간 여행객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학교 친구 20여명과 아오모리를 다녀온 김영우씨는 "일본인들의 (신종플루를) 과대포장하는 측면이 커 보였다"면서도 "그래도 불안해서 부모님이나 어르신들에게 일본 여행을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4시 35분, 나리타발 항공기를 타고 온 회사원 박모씨는 "나리타 공항의 검역 체계가 엄격해졌는데 탑승객이 적어선지 이륙이 지연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도쿄 시내 사정을 물어보자 그는 "일본 거래 업체 사람들과의 회의에서도 마스크를 써야했을 정도였으며, 일본내 출장도 금지했다고 들었다"면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 물결을 볼 수 있었고 저녁시간에 시내를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줄어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거래업체 직원들로부터 일본은 신종플루가 더 확산될 것이라고 들었다"면서 "아마 우리 회사도 출장 자제령이 내려질 것으로 보이는데 다른 업체들도 그렇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인천공항=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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