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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어 할 줄 알면 월급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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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어를 하는 외국인은 두 배의 월급을 받을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에서 '국민 정체성(national identity)' 진작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는 고위관리의 말이다.

7일 '국민 정체성' 진작 프로그램인 '와타니'(Watani)의 디렉터 제너럴 아흐마드 알 만수리는 "외국인들이 UAE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한다면 그렇지 못한 동료들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어와 아랍어를 구사할 줄 아는 직원이 현지 문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폭넓은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 자신의 경력을 더 빨리 진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외국인 스스로 노력해 UAE의 사회와 문화에 통합될 수 있도록 노력하면 그에 대한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은 단순히 아랍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에게 혜택이 부여될 것이라는 의미 보다는 외국인들이 UAE 사회에 스스로 알아서 통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어서 UAE에 사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반발을 사고 있다.

알 만수리는 지난주에도 "외국인들이 UAE 사회에 통합되기 위해서는 외국인 스스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현지 외국인들은 그의 발언에 대해 많은 비판들을 쏟아냈다.

당장 외국인들은 일상생활에서 아랍어를 배우기가 싶지가 않을 뿐 아니라, 로컬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거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외국인들이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는 실질적인 통합기제가 없는 상황에서 UAE의 사회에 통합되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는 주장이다.

UAE가 인구 80%를 차지하는 외국인에 대한 적절한 배려 없이 자신들의 문화에 통합되기만을 바라는 것은 외국인들에게는 지극히 자기 중심적인 발상으로 비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UAE가 추진하는 국민정체성 진작 프로그램은 그 자체가 외국인들의 체체통합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자국내에서 자국민들의 역할 증대와 고유의 문화를 보존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외국인이 전체인구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UAE에서 UAE 정부가 자국의 고유한 문화를 보전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은 당연할 일이다. 그러나 UAE 당국이 외국인들의 삶과 사회통합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상, 이는 UAE 자국민들의 고민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김병철 두바이특파원 bc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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