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불똥' 장바구니 뚫었다

호주산 쇠고기 두달새 최고 50% 올라.. 우유 1ℓ도 2000원 훌쩍
호빵·호떡 전년比 30% 비싸.. "지갑 얇은데 식품값 올라" 한숨

고환율 불똥에 서민들의 장바구니가 또다시 들썩거리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환율 폭등이 물가상승으로 전이돼 호주산 쇠고기를 비롯한 우유, 조미료, 호빵 등 생필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광주신세계이마트에 따르면 한우보다 가격이 저렴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호주산 쇠고기의 경우 부채살(100g) 가격이 8월 4380원, 9월 4780원, 10월 5280원으로 두달새 30% 가량 값이 올랐다.

생고기나 구이로 많이 먹는 살치살(100g)도 8월 5780원, 9월 6180원, 10월 6480원으로 오름세를 보였고 양지(100g) 역시 8월 2180원에서 9월 2580원, 10월 2980원으로 2개월 사이 무려 40%나 값이 훌쩍 뛰었다.

롯데마트 월드컵점에서 판매중인 불고기와 주물럭용 정육(100g) 가격도 8월 1150원, 9월 1980원, 10월 1980원으로 8월보다 현재 판매가가 50% 가량 올랐다. 찜용 갈비(100g) 또한 8월 1550원, 9월 1780원, 10월 2250원으로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간식용으로 많이 찾고 있는 호빵과 호떡 등도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이날 광주신세계이마트에서는 삼립식품의 삼립호빵(450gㆍ5개들이)이 2660에 판매돼 지난해 2450원과 비교하면 가격이 30% 가량 뛰었다. 또 샤니의 '요요꿀호떡'도 이달 초 1680원에서 1890원으로 15% 가량 가격이 올랐다.

이밖에 '동원참치 살코기(100gㆍ3입)' 가격이 지난달 3780원에서 4490원으로 18% 올랐고 'CJ다시다(500g)'도 5200원에서 5650원으로 8% 인상됐다.

앞서 매일유업ㆍ서울우유 등 유제품 업계도 지난달 잇따라 우유값을 17~20% 가량 인상했다.

매일유업은 1ℓ 기준 흰 우유를 기존 1900원에서 2250원으로, 서울우유는 1ℓ 흰 우유를 1850원에서 2200원으로 인상했다. 우유 값이 한 달새 17.9%나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신세계이마트에 장을 보러 온 주부 김수영(36ㆍ서구 유덕동)씨는 우유 1팩을 사는데 고르고 또 골랐다.

김씨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2000원이면 우유 1ℓ를 샀는데 오늘 보니 우유가 모두 다 2000원이 넘어 같은 값이면 영양소가 풍부한 제품을 사기 위해 여러 브랜드를 비교해봤다"며 "지갑은 얇은데 갈수록 식품 가격은 오르고 그렇다고 아무거나 먹을 수는 없어 장보기가 겁난다"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광주신세계이마트 관계자는 "원ㆍ달러 환율이 올 초보다 400원 가량 올라 수입육 국내 판매가격도 인상됐다"며 "환율이 하락하면 그만큼 소비자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기수희 기자 hiyaa1020@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