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나폴레옹의 모자가 단 1개였다면 가격이 1000억원에 이르렀을 겁니다."
나폴레옹 갤러리는 김 회장이 경매에서 사들인 이각모(바이콘)를 전시하는 공간이다. 바이콘 외에 나폴레옹의 초상화, 덴마크 국왕으로부터 받은 훈장, 원정 시 사용하던 은잔 등 유물을 30여평 규모 아늑한 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NS홈쇼핑은 이날부터 나폴레옹 갤러리를 사람들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김 회장은 별관 내 카페 '보나파르트'에 앉아 바이콘을 손에 넣었던 3년 전을 회상했다. 2014년 11월 당시 차를 타고 가던 김 회장은 라디오 뉴스에서 나폴레옹 바이콘 경매 소식을 전해듣고 불같이 '구매 전쟁'에 뛰어들었다. 경매 나흘 전이었다. 11살 때 축산 사업을 시작한 김 회장은 소년 시절부터 나폴레옹에 끌렸다. 도전 정신, 긍정적인 사고 등 나폴레옹의 특징이 자신의 지향점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언제나 주변에 '전 세계, 시대를 통틀어 가장 긍정적인 사람이 나폴레옹'이라고 언급해왔다.
경매는 만만치 않았다. 경쟁자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마지막으로 일본의 한 박물관과 2파전을 벌였다. 결국 나폴레옹 바이콘은 예상가 대비 5배가량 높은 188만4000유로(당시 환율로 약 26억원)에 김 회장 차지가 됐다. 김 회장은 "무조건 손에 넣기 위해 경매 중 휴대전화를 쥐고 대리인에게 '우선 지르고 보자'는 메시지를 계속 전했다"며 웃었다.
전투 승리 후 나폴레옹은 그의 수행 수의사 조셉 지로에게 바이콘을 선물했다. 이어 모나코 왕실에서 1926년 지로의 후손으로부터 바이콘을 사들여 소장했다.
김 회장은 바이콘 낙찰 때 쏟아지던 '기행' '돈 낭비' 등 논란에 "어린시절부터 나폴레옹의 긍정적인 사고에 감명 받았으며 단순히 모자만이 아닌 모자에 담긴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는 도전 정신을 산 것"이라며 "젊은 세대와 기업인 등이 바이콘을 보고 기상과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공개 전시하겠다"고 담담하게 약속했다.
개관식 인사말에서 김 회장은 "전시까지 시간이 좀 지체됐지만 약속을 지켜 기쁘고 한편으론 어떻게 평가될지 설레기도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 속 하림에 따가운 시선이 쏠리는 데 대해 김 회장은 "AI 발생 356개 농장 가운데 하림 산하는 3곳"이라며 "1%도 채 안 돼 결과적으로 우리가 방어를 잘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정부의 치킨 가격 개입에는 "부자연스러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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