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중소국가 공군력과 맞먹는 전력 보유
함내·갑판 등 국내 언론에 공개
[국방부 공동취재단=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항모 갑판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 중 하나다."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함(CVN 76) 상황실에서 근무하는 테런스 플러노이 소령은 한국 국방부 공동취재단에게 수차례 '안전'을 강조했다. 수많은 항공기의 이착륙이 이뤄지기 때문에 완벽한 팀워크가 필요하다는 게 플러노이 소령의 설명이다. 그는 "매일이 특별한 도전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축구장 3개 크기인 1만800㎡ 넓이의 갑판에는 슈퍼호넷(F/A-18) 전투기와 전자전기(EA-6B), 공중조기경보기(E-2C)등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하고 있어 웬만한 중소국가 공군력과 맞먹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1분마다 전투기 출격이 가능한 이함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국방부 취재단이 방문했을 당시 로널드레이건함에선 전투기의 이착함이 한창이었다. 노란색, 초록색, 흰색, 빨간색, 검은색 등 각기 다른 조끼를 입은 승조원들이 이착함 업무에 관여하면서 갑판은 시장바닥처럼 분주했다.
레이건함 갑판에는 캐터펄트와 어레스팅 와이어(arresting wire)라는 특수 장치가 깔렸다. 캐터펄트는 원자로에서 나오는 증기를 이용해 비행기가 힘차게 이륙하는 것을 도와주는 장치다. 어레스팅 와이어는 바닥에 설치된 쇠줄로 착륙하는 항공기의 고리를 걸어 짧은 거리에서 멈출 수 있도록 돕는다. 전투기가 지나가는 동안은 몸을 제대로 가누기 힘들어 휘청거릴 정도로 위력이 컸다.
함내는 안내하는 사람이 없으면 금방 길을 잃어버릴 정도로 복잡한 미로 같았다. 함내 '비행갑판 통제소'에서 눈에 띤 것은 레이건호 갑판과 전투기 등 항공기들을 축소해 옮겨 놓은 '위저보드'(Ouija Board)다. 위저보드에는 전투기 등 장난감 같은 작은 비행기 모형이 올려져 있었다. 통제사는 갑판 CCTV보며 체스를 두듯 이 비행기 모형을 움직여 갑판 상황을 통제한다.
로널드 레이건함은 지난 12일 오후 시어도어 루즈벨트함(CVN 71), 니미츠함(CVN 68) 등 미 항모 3척과 우리 작전구역(KTO) 진입했다. 한국 해군이 미 항모 3척과 연합훈련을 진행하는 것은 창군 이래 처음이다.
미군은 3척의 항모 중 이날 레이건호의 훈련 상황을 우리 언론에 공개했다. 레이건함는 이날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울릉도 동북방 동해상에서 훈련을 했다. 미군 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는 항모 위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NLL에서 남쪽으로 92㎞, 울릉도 동북방 92㎞ 해상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시작해 14일 종료되는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의 도발 억제와 한미동맹의 강력한 능력과 의지를 과시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로널드 레이건함이 소속된 제5항모강습단 전체를 지휘하는 마크 달튼 준장은 "이번 훈련은 용감한 방패(Valiant Shield) 훈련처럼 미리 계획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중국, 러시아가 대규모 한미 연합 훈련 의 중단을 요청하는 것에 대해선 "이런 훈련을 하지 않으면 미국은 물론 동맹국 방어 능력이 저하된다"며 "훈련 중단은 결국 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지키는 데 있어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취재진을 태운 C-2 그레이하운드 함재기는 오전 11시 30분 오산기지를 이륙해 오후 1시 5분께 레이건호에 착함했다.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 찰스헤이 주한영국대사, 전진구 해병대사령관 등이 함께 탑승했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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