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름한 노후주택 많았던 왕십리, 서울 부동산 다크호스…84㎡ 아파트 8월 실거래가 10억원대 훌쩍
"왕십리 밤거리에 구슬프게 비가 내리면…."
비 오는 날에는 왕십리 인근 대성연탄의 분진 때문에 거리가 까맣게 물들었다. 왕십리 대성연탄 공장은 2002년까지 운영됐다. 개발의 열풍이 서울 부동산시장을 뜨겁게 달구던 시절에도 왕십리는 '다른 길'을 걸었다. 왕십리는 부동산시장에서 관심의 초점이 아니었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2008년 한 해 동안 서울 성동구 상왕십리동 아파트 거례 사례는 '0건'이다. 그 지역에서는 아파트에 사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었다. 하지만 왕십리 뉴타운 사업이 2014년까지 이어지면서 서울 부동산 지도를 바꿔놓았다.
2014년 건축된 상왕십리동 텐즈힐 2구역 84.92㎡는 분양 당시 6억5000만원 안팎이었지만 올해 4억원가량 오른 가격에 실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텐즈힐 2구역 84.92㎡는 지난 6월 10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하왕십리동도 마찬가지다. 하왕십리동 텐즈힐 1단지 84.96㎡는 8월 초순에 11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비슷한 전용면적의 강남권 아파트와 견줘도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강남구 세곡동 세곡리엔파크3단지 84.96㎡는 8월에 9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인타운7단지 84.94㎡는 9억3000만원에 매매됐다.
왕십리는 행정구역으로는 상왕십리동, 하왕십리동, 도선동, 행당동 등으로 구성돼 있다. 10억원대 아파트는 대부분 텐즈힐, 센트라스 등 왕십리 뉴타운 지역에 있다. 10년 전만 해도 왕십리 인근에서 10억원대 아파트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2008년 왕십리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는 풍림아이원 114.928㎡로 8억6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왕십리 뉴타운이 들어선 이후 전체적으로 아파트 값이 많이 올랐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대규모 뉴타운 사업을 진행하면 외부인이 대거 유입되면서 거주민의 구성이 바뀌는데 왕십리도 과거와는 다른 지역이 됐다"면서 "뉴타운 후광 효과와 역세권 개발에 대한 기대감은 왕십리 아파트 시세를 떠받치는 힘"이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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