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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흔들리는 송영무 장관의 국방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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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송 장관은 8일 전역 인사차 방문한 스콧 스위프트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에게 "핵잠수함 등 전략무기 한반도 안 와도 됩니다"라고 말해 논란을 빚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송 장관은 8일 전역 인사차 방문한 스콧 스위프트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에게 "핵잠수함 등 전략무기 한반도 안 와도 됩니다"라고 말해 논란을 빚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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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이 고민에 빠졌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취임 때부터 3축체계를 빨리 확보해 공세적인 개념을 담은 국방개혁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안보 환경이 화해 무드로 급변할 조짐을 보이자 계획을 전면 수정할 수 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3축 체계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ㆍ킬체인(Kill Chain)ㆍ대량응징보복(KMPR)을 지칭한다.
24일 군 안팎에서는 "작전 개념이 바뀌는데 전력 계획도 당연히 수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 장관은 '국방개혁2.0안'에 대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왔다. 송장관은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한국해양전략연구소가 주최한 제123회 KIMS 모닝포럼의 강연에서도 "3축(한국형 미사일방어ㆍ킬체인ㆍ대량응징보복)체계를 빨리 확보해서 한국군이 전쟁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전작권을 가지고 오겠다"며 "새로운 작전개념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군 구조, 부대구조, 전력구조, 지휘체계를 바꿔야 한다. 공룡 같은 군대에서 표범같이 날쌘 군대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특히 송 장관은 "강력한 3축체계를 동원해 초단시간 내에 주요 표적을 완전히 초토화시키는 공세적 작전으로 바로 전환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KAMD와 킬체인 등 3축체계를 완벽히 구축해 초전에 제공권과 지휘통제체계를 장악하는 전략을 구축할 것이다. 그다음에 최단시간에 최소 희생으로 적 핵심지역을 점령해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비핵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발전시켜 온 3축 체계도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3축 체계 용어와 개념이 수정된다고 해도 무기 도입 등 전력 증강 계획은 큰 변화 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반도 정세가 바뀌었다. 이 때문에 청와대에 국방개혁안 보고도 늦어지고 있다. 당초 지난 5월 국방개혁안을 보고했지만 재검토 지시를 받은 것을 알려졌다. 이후 지금까지 보고는 계속 연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국방부가 시각차가 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 군의 '3축체계'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공세적 작전개념 수립이나 3축체계 모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겨냥한 우리 군의 새로운 군사력 건설 방향도 통채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송영무 국방장관이 부임 직후 들고나온 공세적 작전개념은 유사시 최단 시간 내 최소 희생으로 전쟁을 종결한다는 방향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북한이 가질 수 없는 첨단 전력을 확보해 북한이 최소 한 달 이상 전쟁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새로운 작전개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KAMD는 북한이 보유한 2천여 기의 각종 미사일과 새로 개발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발사했을 때 탐지, 추적해 요격하는 작전개념이다. 지상의 패트리엇(PAC-2ㆍPAC-3) 미사일과 중거리 대공유도무기(철매-2)를 비롯한 이지스 구축함의 대공미사일(SM-2), 앞으로 개발할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 등으로 구성된다.

PAC-3는 하층방어체계를 담당하는 미사일로 마하 3.5~5의 속도로 고도 30㎞에서 '직접 타격(hit-to-kill)'이 가능하다. 명중률 90%로 공중에서 요격된 미사일로 인한 파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매-2는 올해부터 실전에 배치될 예정이다. 또 L-SAM은 현재 탐색개발에 들어갔다. 철매-2보다 사거리가 4배가량 늘어난 10여 발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총사업비는 9천700억원에 이른다.

경기도 오산에 구축된 탄도유도탄 작전통제소(AMD-cell)와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요격체계 통제소(TMD-cell)를 연결해 유사시 주한미군 전력도 가세한다. 현재 주한미군 제35 방공포여단에는 PAC-2, PAC-3 미사일을 갖춘 패트리엇 2개 대대가 배치되어 있다.

킬체인은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 추적하는 작전개념이다.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와 오는 2023년까지 5기를 확보할 군 정찰위성이 이 개념을 구현하는 대표적인 전력이다. 2023년까지 킬체인과 KAMD 구축을 위한 예산만 16조5000억원이 필요하다.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장사정포로 공격했을 때 공격 원점과 그 지원세력, 군 지휘부 시설을 일거에 파괴하는 작전개념이 KMPR이다. 현무-2A(사거리 300㎞), 현무-2B(사거리 500㎞), 현무-2C(사거리 800㎞), 전술지대지 미사일(KTSSM) 등을 대량으로 발사해 적 지휘부시설을 궤멸시켜 추가 공격 의지를 꺾어놓겠다는 차원에서 수립된 개념이다. 요약하자면 북한이 핵ㆍ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는 킬체인, 발사 후에는 KAMD, 피해가 났을 경우 보복응징 차원에서 KMPR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이런 작전개념은 앞으로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에 합의해 실제 핵탄두와 핵탄두 탑재 가능 미사일을 폐기하는 수순에 들어가고, 남북한이 군비통제 협의에 들어갈 경우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벌써 나온다.

군 관계자는 "국방부가 마련한 이번 국방개혁2.0안은 청와대에서 토의를 거쳐 일부 수정할 사안도 있을 것 같다"면서 "앞으로 남북관계 국면이 반영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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