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4차 '옥중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이번 주중 박 전대통령을 재판에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0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수사 인력을 보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4차 '옥중조사'를 진행 중이다.
앞선 3차례 조사에 한웅재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을 보낸 검찰은 이날 이원석 특수1부장을 처음으로 투입했다.
검찰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직후 '대통령 선거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원칙으로 수사를 진행중이다.
검찰이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오는 17일 전에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할 것이란 관측의 배경이다. 이르면 이번 주 후반, 늦어도 내주 초에는 기소 절차를 완료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검찰은 지금까지 이틀에 한 번 꼴로 박 전 대통령을 조사했고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입장이다.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조사를 포함해 앞으로 2~3회, 많으면 4회 가량 더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박 전 대통령의 태도다. 상대적으로 무겁고 입증이 까다로운 뇌물 혐의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이 모든 사실관계와 혐의를 부인하면 검찰의 조사는 당초 예상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은 최근 유영하ㆍ채명성 변호사를 제외한 손범규ㆍ정장현ㆍ황성욱ㆍ위재민ㆍ서성건ㆍ이상용ㆍ최근서 변호사 등 7명의 변호사를 해임했다. 대부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때부터 박 전 대통령을 변론한 이들이다.
이들 중 다수는 탄핵심판과 검찰의 조사 과정에서 '일부 사실관계 인정 및 이를 바탕으로 한 유무죄 다툼'이라는 변론전략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속을 피하고, 주요 혐의에서 전부 유죄 판결을 받는 '최악의 경우'가 벌어질 때 형량을 줄이려면 이 같은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의혹 일체를 부인하는 박 전 대통령은 이런 의견을 모두 배척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유영하ㆍ채명성 변호사는 철저하게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중심으로 변론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변호인단과의 소통이나 논의의 창구를 유 변호사로 일원화하면서 변호인단 사이의 내분이 생겼다는 말도 들린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검찰과 특검의 주장 중 어느 것 하나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판에 앞서 선언한 게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구속 뒤 변호인단에서는 유일하게 매일 박 전 대통령을 찾아가 접견하거나 물품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변호사들과는 전혀 접촉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 측이 임박한 재판에 대비해 판사 출신 변호사 선임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