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는 지난 1월 9일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항의해 대사와 총영사를 일시 귀국시킨 후 80일 이상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가 소녀상 문제에 대해 사과할 때까지 귀임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일본 외무장관은 이날 3일 오후 외무성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사와 총영사 귀임과 관련해 "북한문제에 대처하는데 있어 양국 고위급에서 긴밀한 정보를 교환하는 등 긴밀한 제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달 북한에서는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 북한군 창건 기념일(4월 25일)이 예정돼 있다. 각각 105주년과 85주년으로, 이른바 '꺾어지는 해'(매 5주년과 10주년)라는 점에서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판단이라는 얘기다.
우리 외교부가 이날 일본대사 귀임 관련 성명에서 "양국간 소통이 보다 긴밀하게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힌 것도 북한 문제에 대한 양국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미국 정부도 한미일 공조를 강조하며 일본 정부를 압박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소녀상 문제는 당장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하지만 5월 9일 대선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곧바로 한일간 갈등 요인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시다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해 "대사를 귀임시켜 위안부 동상 문제를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 뿐 아니라 차기 정권에도 합의를 지킬 것을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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