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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빅 딜' 이유는…'한계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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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그룹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계열사들을 매각했다. 단순히 계열사의 매각 수준이 아니다. 방위산업체와 석유화학 업종 자체를 통째로 떼어내 매각하는 큰 결단을 내렸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사업재편의 일환으로 비주력 사업들 일부를 정리하고 나선 것이다.

26일 삼성그룹은 방위산업을 담당하는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석유화학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한화에 매각했다. 제일모직이 삼성SDI와 합병했으니 화학 계열사로는 삼성정밀화학만 남은 것이다.
삼성그룹이 '빅 딜'에 나선 까닭은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된다. 과거 우리나라가 중공업, 화학 등 기간 산업을 바탕으로 성장한 뒤 전자, 자동차 등 기술특화 산업으로 도약했듯이 삼성그룹 역시 과거 성장기에 주력했던 사업들을 정리하고 나선 것이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기술 집약사업과 서비스업을 특화시키고 이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사업재편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등의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면서 "삼성 입장에선 주력사업에 매진하는 '선택과 집중' 효과를 거두고 한화 입장에선 '규모의 경제'를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그룹은 석유화학 사업에서 규모의 경제에 고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 규모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명함을 내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장치산업인 만큼 일정 규모를 갖추지 못하면 수익을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내외 석유화학 업체를 인수해 덩치를 키우거나 아예 사업을 매각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이다. 하지만 주력 사업 대부분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장치산업에 가까운 석유화학 사업을 유지하기 보다는 한화에 매각해 규모의 경제를 갖추게 하는 것이 서로 '윈-윈'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한화 입장에선 대규모 설비와 사업을 인수하고 삼성 입장에선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사업 전체의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차원에서 실효를 거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들어 삼성그룹의 사업재편이 전자 계열을 중심으로 IT 등 기술 집약사업과 서비스업으로 집중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제일모직이 좋은 예다. 패션 부문은 서비스 사업을 진행하는 에버랜드에 흡수되고 소재 부문은 삼성SDI에 합병됐다. 삼성정밀화학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바이오 사업과의 시너지를 고려해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 창립 이후 각 계열사들이 성장해 왔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한계에 봉착한 회사들이 많았다"면서 "합병, 분리를 통한 사업 재편 및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각 계열사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달고 다시 한번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삼성그룹의 이번 사업 매각을 두고 삼성그룹의 사업재편 방식의 기본 구도가 크게 바뀐 것이 아니냐는 견해를 내 놓고 있다. 기존 사업재편의 경우 계열사들을 떼어내고 붙이며 각 계열사들의 생존에 무게를 뒀지만 지금은 주력사업에 도움이 되거나 독자 성장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경우 과감하게 매각까지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마치 IMF 당시 '빅 딜'을 보는 것 같았다"면서 "주력사업까지 경쟁력을 잃기 전에 비주력 사업들은 과감하게 매각까지 나설 수 있다는 점은 국내 대기업 상당수가 참고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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