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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①이제는 바다, '자율운항선박'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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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가 2016년 공개한 무인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드론선박의 모형도. [사진=롤스로이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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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항공기는 원격조정하는 군사용 드론이 이미 활용되고 있는 단계입니다. 그렇다면 지구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바다를 누비는 선박은 어떨까요?
'자율운항선박(MASS, Maritime Autonomous Surface Ship)'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기뢰제거와 방사능 오염검사 등 사람이 직접 수행하기 힘든 위험한 임무에 투입하기 위해 제작된 군사용이 시초입니다. 최근에는 군사용을 벗어나 연구용과 상업용으로 그 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연구용의 경우 소규모 선박으로 이미 활용되고 있습니다. 2013년 미국의 리처드 젠킨스가 만든 무인 요트가 센프란시스코에서 하와이까지 자율항해에 성공합니다. 그 이후 젠킨스가 설립한 '세일드론(Saildrone)'은 소속된 무인 요트들을 연구활동에 적극 투입합니다. 올해는 스탠포드대학과 협력해 하와이 섬 인근에서 백상아리의 생태계를 조사하는 연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오토마린시스템즈(Autonomous Marine Systems)'도 2012년 태양광 패널로 에너지를 생산해 움직이는 무인 선박 '로봇보트 마크VI'를 활용해 태평양의 쓰레기양과 해류의 움직임, 빙산과 산호초 정보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무인 요트는 보통 연구활동에 사용되는 연구선보다 비용이 싸게 먹히고, 사람이 갈 수 없는 허리케인 속으로도 보낼 수 있어 정확한 기후와 기상 데이터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세일드론의 무인 요트는 지금까지 37만km 정도 운항했지만 아무런 사고와 고장이 없을 정도로 튼튼한 점도 과학자들이 무인 요트를 애용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연구용 자율운항선박은 이처럼 아직 요트급 소형 선박의 규모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군사용의 경우 상당한 규모의 함정까지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가장 유명한 자율운항 무인함정은 '드론십((Drone Ship)'입니다. 세계 군수시장에서 자율운항선박의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해군은 2016년 잠수함을 비밀리에 추적할 수 있는 자율운항 무인함정인 '액튜브(ACTUV, ASW Continuous Trail Unmanned Vessel)'의 시험운항에 성공합니다. 액튜브는 모델명이고, 흔히 드론십이라고 부릅니다.

드론십은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미 해군연구소(NRL)가 합작으로 개발했는데 기존 미해군이 보유한 무인함정과는 달리 배수량 140톤의 비교적 큰 함정입니다. 기존 구축함으로 대잠수함 작전을 수행할 경우 하루 70만달러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드론십은 하루 1만5000~2만달러 정도의 비용만으로 충분하다고 합니다.
2016년 미 해군이 시험운항에 성공한 무인함정 '드론쉽'. 드론십은 잠수함을 비밀리에 추적합니다. [사진=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2016년 미 해군이 시험운항에 성공한 무인함정 '드론쉽'. 드론십은 잠수함을 비밀리에 추적합니다. [사진=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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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도 올들어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입니다. 현재 전 세계 화물운송의 90%가 선박을 통한 해상운송으로 이뤄지고 시장 규모가 3750억 달러에 달하지만 무선통신 기술의 부족으로 수천KM 떨어진 바다와의 통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자율운항선박은 선박 운항시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항법위성장치(GPS)는 물론 사람이 없는 만큼 엔진룸의 상황 등 선박 운항 정보가 실시간으로 지상컨트롤센터로 전해져야 하고,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선박 주변의 다양한 정보들도 수집·분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무선통신 기술은 완벽하게 갖춰져야 합니다.

그래서 상업용 자율운항선박의 개발은 2012년 이후 본격화됩니다. 자율운항선박 개발과 상용화를 가장 활발하게 추진해온 곳은 고급 차량과 항공기용 엔진 등을 개발하는 '롤스로이스(Rolls-Royce)'였습니다. rolls-royce.com)다. 2014년 자율운항선박 개발에 뛰어든 롤스로이스는 육지의 가상 함교에서 수백 척의 상선을 컨트롤하는 것을 목표로 2016년 자율운항 무인 상선의 모형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구글과 손잡고 '무인선박 개발 프로젝트(AAWA)'를 본격화하면서 2020년 말까지 선박 원격조정 기술을 상용화하고, 2025년 내항과 근해선의 무인화, 2030년 원양 선박의 완전 무인화를 목표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롤스로이스는 자율운항선박은 안전하면서도 저렴하고, 환경오염까지 방지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선박 전체 운항비용 중 승무원에게 소요되는 비용이 44% 정도인데 원격조정으로 사무실에서 제어함으로써 이 비용이 줄어 듭니다. 다만,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정에 따라 500톤 이상 선박에는 최소 인원이 승선해야 하는 등 선결 과제를 우선 해결해야 하겠지요.

자율운항선박에는 승무원에게 필요한 거주 공간과 전력, 에어컨, 물 등의 설비가 필요 없어 그 만큼 화물량을 늘릴 수 있고, 선체 무게도 5% 정도 줄일 수 있어 운행에 필요한 연료비용도 12∼15% 정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롤스로이스는 컨테이너선이나 드라이벌크선 등에 먼저 자율운항선박이 투입되고, 석유나 액체가스 등 위험물 운송 선박의 자율운항 전환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②자율운항선박, 군사·연구용에서 상선으로' 편에서 곧 상용화될 자율운항선박의 모습들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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