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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세 인상 논란] 미세먼지 중국서 날아오는데...정부는 경유차 탓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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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배출량 중 車 발생원인은 10%에 불과
환경부 보고서 "중국 등 해외 영향이 76%"
업계선 "대기질 개선과 상관관계 적어…왜곡된 세제부터 개편해야"


[경유세 인상 논란] 미세먼지 중국서 날아오는데...정부는 경유차 탓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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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정부가 경유세 인상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는 것은 올들어 부쩍 심해진 미세먼지 때문이다. 환경부 분석 결과에 따르면 1~3월 전국 미세먼지 '나쁨일수'는 총 8일로 지난해 보다 2배 늘었다. 서울은 총 14일로 최근 2년간(7일)을 합친 것보다 많다. 미세먼지 평균 농도도 최근 3년 중 가장 나쁜 것으로 분석됐다.
경유세 인상 검토의 밑바탕에는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정부의 인식이 여전히 깔려 있다. 경유세를 올려 경유차 구매를 억제하는 것이 미세먼지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하지만 정부의 어떤 자료에서도 대기오염이 경유차에서 비롯됐다는 통계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 2013년 국립환경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1차 배출량 10만6610t 가운데 도로이동오염원에서 발생한 양은 10%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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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60~80%는 중국 등 국외서 유입=오히려 중국ㆍ몽골 등에서 날아온 미세먼지가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금년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현황 및 원인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1~3월 국내 미세먼지 발생 원인의 76.3%는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최근 2년 대비 3.6%~20.5%포인트 가량 증가한 수치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유입 국가인 중국ㆍ북한ㆍ몽골ㆍ일본 중에서도 중국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올해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지난해보다 훨씬 짙어졌기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유독 심한 날의 발생 경로를 추적한 결과 중국 베이징 인근에서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가 이틀 간격을 두고 국내로 그대로 넘어온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여기에 국외 영향을 많이 받는 서풍 계열의 바람이 많이 분 것도 영향을 미쳤다. 1~3월 서풍 계열의 바람이 분 날은 75일로 2015년, 지난해에 비해 각 8일, 56일 증가했다.
국내 요인으로는 석탄화력발전소를 빼놓을 수 없다. 환경부가 굴뚝 자동측정기가 부착된 560개 업체를 대상으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석탄발전소가 1~5위를 차지했다. 1위는 남동발전 삼천포화력발전소로 2014년 기준 배출량이 3만5343t에 달했다. 경유차에서도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지만 일반 사람들이 모는 경유차보다는 노후화된 경유용 화물트럭에서 나쁜 먼지들이 배출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운전 시 도로와 타이어 간 마찰로 나오는 먼지 등 자동차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은 경유차 외에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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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세 인상, 대기질 개선과 상관관계 적어=경유세를 인상해도 경유차의 미세먼지 배출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후 경유용 화물트럭을 교체하기는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경유차 먼지는 대부분 오래된 화물트럭에서 나오는데 이 화물트럭 운전자들은 이미 경유세 인상 차액분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받고 있다"며 "경유세가 200원이던 시절부터 현재 500원이 되기까지 차액에 대한 보조금을 계속 지급받고 있어 세금을 인상해도 차량 교체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노후차량을 교체하는데 보조하는 금액도 상한이 100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은 차량 교체 지원금은 대부분 전기차나 수소차 등 일반차로 신규 교체하는데 쓰이고 있다"며 "화물 경유차를 교체하고 친환경 설비를 부착하는데 보조해주는 등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적용 범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석탄발전을 제한하겠다며 내놓은 정부 정책에도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낡은 발전소 10기를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폐지하고 향후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할 경우 신규 석탄발전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7차 전력수급계획을 보면 2023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는 20기 추가 건설이 예정돼 있다. 앞서 내놓은 정책과 상충되는 대목이다. 이에 따르면 석탄발전소는 2023년이 지나야 감소세에 접어든다.

장기적으로는 석탄 사용에 유리한 왜곡된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 정부는 석탄을 수입할 때 관세를 비롯해 수입부과금과 안전관리부과금이 제외시켜 주면서 친환경 원료와의 가격차를 키웠다. 전력 생산비용을 보면 천연가스는 석탄보다 많게는 4배 가량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경유세 인상에 따른 미세먼지 해소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전혀 없다"며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유세 인상 만을 고민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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