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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심층추적]주담대가 가계부채 증가 주범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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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심층추적]주담대가 가계부채 증가 주범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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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주택담보대출이 왜 위험한 건지 사방에 물어보고 다니지만 마땅한 답변을 해주는 사람은 없다.” 한 부동산 전문가의 말이다.

금융당국은 집단대출을 비롯한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부채 급증의 원인이라고 보고 옥죄고 있다. 하지만 통계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최근 10년간 금융사 주담대 비중 ‘그대로’=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등 예금을 취급하는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말이나 올 1월말이나 61.8%로 변함이 없다. 월별로 조금씩 변동을 보이긴 했지만 최저 60.3%(2008년 10월)에서 최고 62.4%(2015년 4월)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은행의 경우 2005년말부터 한은이 주택담보대출 통계치를 따로 뽑기 시작했는데, 은행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던 비중은 당시 68.2%에서 올 1월말 현재 71.7%로 3.5%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지난해 하반기 8·25 대책 등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억제에 나선 이후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 자체는 변화가 없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경우 한은이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따로 집계하기 시작한 2007년 말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2.6%였으나 올 1월말에는 41.1%로 오히려 줄었다.
최근 1년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살펴봐도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1월부터 올 1월까지 11.5% 늘었고, 이 기간 동안 주택담보대출은 11.6% 증가해 비슷한 규모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주택금융공사가 취급하는 보금자리론과 주택도시기금 디딤돌대출은 15.1%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은행 등 금융사의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부채 증가를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주담대 연체율 0.2% ‘낮은 수준’= 주택담보대출은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은행 연체율은 주택담보대출이 0.21%, 집단대출이 0.30%로 조사됐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의 연체율이 0.51%에 달했고, 기업대출의 경우 연체율이 0.79인 점을 감안하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위험성이 크지 않은 것이다.

집단대출의 경우 각 차주에 대한 개별적인 심사 없이 일괄적으로 승인이 이뤄지긴 하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나 주택금융공사가 1차로 보증을 서고 시공사도 연대보증을 하는 데다 토지를 담보로 잡는 등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집단대출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 이유는 그 위험성보다는 통제가 쉽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총량 규제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접근하기 쉬운 게 집단대출이라는 것이다.

은행 신규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50% 안팎에 이르고 있다. 잔액 기준으로도 지난 2월말 현재 34.5%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금리인상에 따른 대출 부실 위험성이 완화되고 있는 것이다.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금리가 오르면 모든 가계대출 다 어렵겠지만 주택담보대출은 상대적으로 충격파가 제일 작을 것”이라며 “생활자금 등 일반자금 대출이 더 문제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주담대 옥죄면 시장 붕괴 우려”= 전문가들은 주택담보대출을 옥죌 경우 오히려 서민경제가 무너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자칫 시장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성수 교수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택담보대출을 먼저 건드려서 주택시장이 가격이 폭락하거나 경착륙한다면 금융시장 안정성도 위험해질 수 있다”며 “국민들이 주택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수준까지 정책이 몰고 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영국·스페인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어려워졌던 나라들은 있지만, 가계대출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가계대출을 옥죈 경우는 거의 없다”며 “대부분 공적자금을 넣어서라도 건전하게 가계대출을 할 수 있게 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고, 실제로 그런 방식을 통해 시장이 빠르게 안정됐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가계대출을 억제했는데 오히려 시장이 더 나빠졌다는 설명이다. 시장을 의도적으로 위축시키거나 규제를 강화해 얻을 수 있는 효과보다는 오히려 부담을 완화해주는 정책들이 실효성이 높았던 것이다.

금융당국은 집단대출 등을 억제하는 대신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과 주택도시기금 디딤돌대출은 정상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형주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과장은 “보금자리론은 서민층 대상이기 때문에 가계부채 규제 대상이 아니다”라며 “보금자리론을 포함한 정책 모기지 공급 규모를 올해 44조원까지 늘린다는 방침은 그대로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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