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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의 육도삼략]B-2 '스피릿' 진짜 유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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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소프트웨어,스텔스 성능 등 개선 위해 대규모 개량 중

미 공군이 현용 최강 스텔스 전투기 F-22의 스텔스 코팅 개보수에 들어간 데 이어 B-2 스텔스 폭격기에 대한 ‘대규모’ 개량에 착수했다. B-2의 개량은 최첨단 센서, 소프트웨어, 전자장비, 레이더 회피 분야에 망라돼 있다. 1980년대 제작돼 90년대 초 배치된 B-2는 20여년 운용되면서 전자장비와 센서, 스텔스 도료 등이 기술발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에 대규모 개량이 완료된다면 B-2 스피릿(유령) 적의 최첨단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문자 그대로 '유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유령은 2020년대 미 공군이 도입할 차세대 스텔스 폭격기 B-21 레이더(약탈자)와 함께 적 방공망을 뚫고 들어가 미사일 기지 등을 초토화하면서 미국의 안보이익을 추구하는 최선봉의 '창'으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공중급유중인 스텔스 폭격기 B-2 스피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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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 대규모 개량 중=안보 방산 전문 매체 ‘스카웃 워리어’의 7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미 공군은 현재 B-2 스텔스 폭격기에 탑재한 새로운 첨단 센서와 소프트웨어, 전자장비, 기타 레이더 회피 개량 시험을 벌이고 있다. 이는 B-2가 갖고 있는 스텔스 성능 우위를 유지하고 점점 성능이 우수해지는 현대 대공 방어망에 대항해 유효한 작전을 펼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B-2 방어관리체계(DMS)-M’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대규모 개량은 B-2가 시도한 가장 광범위한 변경 노력이라고 공군 개발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

DMS-M 프로그램은 지난해 설계제작개발(EMD) 단계에 들어가도록 승인을 받았다. EMD 단계는 설계검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완료, 통합 시험, 초도 운용 시험 및 평가가 이뤄지는데 이 단계에서 3대가 개조될 예정으로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19년 EMD 단계가 완료되면, 완전가동생산 단계에 진입할 예정으로 있다.

미 공군은 현재 20대의 B-2 폭격기를 운용한다. 1987년 첫 비행을 시작한 이 폭격기는 1997년부터 도입됐다. 생산은 1987년부터 2000년까지 이뤄졌다. 도입기준으로 보면 최장 20년, 생산 기준으로 본다면 최장 30년 된 기체여서 개량 필요성은 충분하다.

B-2는 길이 21m, 높이 5.18m, 날개 너비 52.4m의 크기를 자랑한다. 자체 중량 71.t, 만재중량 152t, 무기와 연료를 가득 채운 최대 이륙중량은 170.6t이다. 최대 속도는 마하 0.95(시속 1010㎞)지만 고도 5만피트(15.2㎞)까지 날아올라 8000~1만㎞를 비행할 수 있다. 두 개의 무기창에 적재할 수 있는 무기 탑재량은 최대 23t이라고 한다. 500파운드짜리 폭탄 80발 등 재래식 폭탄이나 핵무기, 공대지 합동공격무기 등 다종다양한 무기를 싣는 ‘어마어마한’ 폭격기다. 부메랑 모양을 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미국 공군의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정밀무기로 무장한 2대의 B-2기는 스텔스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재래식 항공기 75대분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돼 있다.

◆왜 개량하나=도입 당시 B-2는 냉전 시대에 만들어진 옛 소련 방공망을 뚫고 들어가 파괴하도록 설계됐다. 적이 영공에 들어온 줄도 모르는 사이에 적 영공을 침투해 공격 임무를 수행한 뒤 복귀하도록 설계된 기체였다. 적 방공망을 파괴함으로써 추후 공격을 수행하는 스텔스 성능이 떨어지는 항공기들을 위한 ‘안전지대’ 혹은 ‘공중 회랑(air corridor)'을 개척하는 게 주된 임무였다. 이를 위해 B-2 폭격기는 저주파 감시 레이더는 물론 전투기의 추적, 조준 및 파괴하는 정밀한 ’고주파 교전 레이더‘도 회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현대 방공망들은 다수 스텔스 전투기를 탐지할 수 있을 만큼 빠른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B-2와 같은 스텔스 폭격기도 과거처럼 맘놓고 작전하기는 어려워졌다.

일례로 중국과 러시아는 F-22를 비롯한 스텔스 전투기와 폭격기를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를 개발했다는 주장도 있다. 믿거나 말거나이긴 하지만 러시아 매체들은 "스텔스 기술은 더 이상 유용하거나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중국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 잡는 장거리 감시 3차원 레이더 JY-27A

중국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 잡는 장거리 감시 3차원 레이더 JY-27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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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 안보 방산 전문 매체 '세퍼드 미디어'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해 주해에서 열린 에어쇼에서 파장이 1~10m로 대역이 30~300㎒의 초단파(VHF)를 사용하는 스텔스 전투기 탐지 레이더를 공개했다. JY-27A 3-D 장거리 감시 유도 레이더가 그중 하나다. 중국군 최초의 위상배열레이더인 이 레이더는 장파장을 활용, 최대 500km 밖의 스텔스 항공기를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개발했다는 스텔스 전투기 잡는 레이더 '스카이워쳐'

중국이 개발했다는 스텔스 전투기 잡는 레이더 '스카이워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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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레이더는 주파수 대역 300㎒~3㎓, 파장 1mm~1mm인 극초단파(UHF)를 사용하는 JY-26 스카이워쳐-U다. 이 레이더는 최장 500km 밖의 표적 최대 500개를 추적할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 레이더를 사용하면 산둥성에서 한국 상공을 비행하는 F-22도 탐지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의 방산매체 디펜스뉴스는 2014년 주해 에어쇼에서 이 레이더가 공개되자 "미국의 B-2 폭격기와 F-22, F-35 스텔스 전투기의 위치를 추적, 파괴하려는 중국의 계속된 소망의 상징"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해 9월9일 중국과학기술집단공사(CTEC) '제14연구소'가 지난해 8월 분자보다 작은 광자를 이용해 표적을 탐지해내는 '퀀텀 레이더'를 한 달 전 최초로 개발했다고 전했다. 퀀텀 레이더는 전파가 아니라 광자를 사용하는 만큼 레이더 반사파 크기를 줄이거나 회피하는 기체 형상과는 상관없이 물체를 탐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주장들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런 주장들은 B-2에 적용된 '스텔스 기술'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거나 도달했음이 분명해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B-2가 사용하는 많은 공격 능력들을 담은 화살통에 든 여러 가지 화살 가운데 하나일 뿐인 시대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DMS-M란 무엇일까=이처럼 방공레이더가 발전함에 따라 B-2도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것을 종합해보면 지상의 적 대공무기에서 나오는 신호들이나 기호들을 탐지하는 여러 가지 안테나, 수신기, 디스플레이 프로세서로 적 방공망을 인식하고 회피하는 것을 돕도록 고안된 기술이다.

새 시스템의 이름은 B-2 ‘DMS-M’ 으로 기존 DMS를 대체하는 것이다. 이는 B-2가 적의 최신 최첨단 방공망에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다양한 안테나와 수신기, 실시간으로 전장 상황 인식을 제공해주는 디스플레이 등을 통합해서 어디서 임무계획을 끝내야 할지를 알게 해 준다.

B-2 승무원들에게 적 방공망의 위치를 알려줘서 어디서 회피하고, B-2가 탐지되거나 표적이 될 공산이 큰 고위험 지역을 피해 어떻게 기동해야 할지를 알려주도록 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B-2 승무원들이 비행 중에 적 방공망에서 발산되는 레이더 전파를 탐지하도록 하고 임무 계획을 빨리 결정하도록 도와주는 게 DMS-M인 것이다.

B-2 스텔스 폭격기의 폭탄 투하 모습

B-2 스텔스 폭격기의 폭탄 투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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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량이 완료된다면 B-2가 적 레이더망에 걸릴 확률은 더욱 낮아질 것이다. 아주 미세한 점으로 나타나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는 곧 B-2가 고위협, 첨단 환경 환경에서도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 공군 측은 업그레이드 된 B-2 스텔스 기술은 아주 더 광범위한 대공 방어망에 대해 더 향산된 작전 능력과 ‘전략적 우위’를 가질 것이라며 기대를 표시하고 있다.

B-2는 2020년대 등장할 차세대 스텔스 폭격기 ‘B-21 레이더’와 나란히 비행하면서 2050년까지 전 세계 하늘을 지배하면서 적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스텔스 기술을 적용해 전 세계 어디에서든 작전 가능한 B-21이 실전 배치된다면 B-2의 작전범위와 능력도 더 크게 향상될 것임은 굳이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생각해보라. B-2가 레이더망을 피해 갑자기 나타나 핵무기나 수십 톤의 정밀 유도 폭탄을 쏟아부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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