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문재인 시대] 참여정부 때 선비였던 얼굴 대통령으로 변화

최종수정 2017.05.11 17:59 기사입력 2017.05.10 14:17

발달한 턱·뺨, 힘 있는 눈·코·입…지금은 완성된 정치인 얼굴

그래픽=이주룡 기자

사람의 상을 살필 때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을 뽑는 행위는 정치적 활동이어서 필자의 정치적 관점이 작용하게 된다. 당연히 필자에게도 "누가 됐으면 좋겠다"와 같은 마음이 있고, 그래서 상을 분석할 때 영향을 준다. 심혈을 기울여 객관적으로 상에 접근하려 노력해도 나의 마음이 작용을 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예쁘면 그가 하는 말도 예쁘게 들리고 누군가가 미우면 그가 하는 말도 밉다고 하지 않는가. 필자는 인상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후보들의 얼굴을 바라보았지만 지금 설명한 것과 같은 제한점도 분명히 있음을 밝혀둔다.

 유력한 대통령후보 다섯 명(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가운데 점수로 따져서 가장 좋은 사람은 홍준표 후보였다. 100점 만점에 95점을 부여할 수 있다. 그는 촛불정국-탄핵정국을 거치는 동안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 인물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 정도를 맡았다면 만족했을, 그러한 꿈을 꾸었을 인물이고 본인도 그렇게 말했다는 사실을 직간접으로 들어 알고 있다. 대통령이 되지 않더라도 아쉬울지언정 유감은 없었을 인물이다. 초등학교에 비교하면 3학년에서 4학년이 되지 않고 곧장 6학년이 된 격이기 때문이다. 대선 기간에 그는 보수의 대표로 대접을 받았는데, 홍준표 후보에게 그 위치는 나쁘지 않았다. 지금도 그의 인상은 아주 원만한 상태이다.

 한때 문재인 대통령과 자웅을 겨룰 잠룡으로 주목받은 안철수 후보는 85점 정도였다. 얼굴탄력으로 볼 때는 80점 정도였지만 인상을 확인하는 데 탄력과 더불어 중요한 요소로 삼는 찰색이 좋아 점수를 더할 수 있었다. 정치에 적응하기 위해 애써 새로운 기질로 변화를 모색했던 그는 예상치 못했던 대선 후보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와 땅따먹기 식으로 인기를 나누게 되다보니 본인의 본래 기질인 진지한 성격으로 돌아가려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실제로 만나보니 오히려 그 옆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하려는 A씨의 얼굴이 더 좋아 보였다. 그는 성격이 두루 원만하여 처세를 잘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유승민 후보는 결코 다른 대선 후보들에 비해 못하다고 할 수 없는 인물이지만, 여러 정치적인 어려움 때문에 그런지 얼굴에 불편함이 가득했다. 어찌 그렇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자신보다 낫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에도 한참 못 미치고, 소속 당의 국회의원들이 탈당하여 평소 적폐집단으로 지목한 정당으로 적을 옮긴다고 하지 않는가. (실제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필자는 이 부분을 대선 이전에 썼다) 정치적인 현상은 흔히 뚜껑을 열어보아야 그 결과를 안다고 하지만, 그 가운데는 추세도 분명 작동한다. 사람의 인상은 단지 그 사람의 생김새만을 가지고 논하는 분야가 아니다. 그 사람이 속한 환경도 인상의 일부이다. 지역과 기후, 속한 사회 등이 거시적으로 볼 때 한 사람의 인상을 규정하고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의 점수는 90점으로 보았다. 그러면 홍준표 후보보다 5점이 부족하다는 뜻인데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까. 인상에 있어서 점수를 평가하는 방식은 시험점수와 다르다. 당신의 점수가 60점이라면, 앞으로 개발 내지 발전할 여지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과거 전두환 대통령의 경우 인상이 100점을 채웠을 때 백담사로 갔다. 그러니 정치적으로 볼 때 문재인의 90점은 홍준표의 95점에 비해 더 좋은 점수일 수도 있는 것이다. 100점이 좋을 것 같지만 이 점수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모습이 그의 전부라는 뜻이다. 그러니 더 기대할 것도 없지 않겠는가.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을 10년 전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그가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맡은 시기이다. 그때와 비교하면 전혀 다른 사람 같은 인상을 준다. 10년 전의 문재인 대통령은 눈이 맑고 따뜻했다. 힘은 없어 보였지만 두 뺨이 날씬해 욕심 없는 선비의 모습 그대로였다. 지금은 눈과 코와 입에 걸쳐 야심이 느껴지는 정치인의 얼굴로 완성되었다. 턱과 뺨은 더욱 발달되어 넓어졌다. 아직 조금 더 개발할 여지가 남아있는 얼굴로서 향후 정치인으로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특정한 수준까지 개발된 다음에는 유지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더 이상은 곤란하다'는 경지가 누구에게나 있다.

 사람들은 흔히 인상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사람이 성공하고 당선도 되어야 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인상은 단지 한 사람의 생김새뿐 아니라 그가 몸담은 지역과 기후와 문화와 전통, 역사 등의 총체다. "얼마나 좋은 상을 타고 났기에 저 사람은 저렇게 출세를 했느냐"는 말을 하기 쉽다. 하지만 삶이란 일면(一面)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오묘한 것이다. 더구나 투표라고 하는 정치적 행위에는 저 두메산골 할머니로부터 공무원, 대학교수, 박사, 재외동포에 이르기까지 고르게 참여한다. 투표는 당대에 가장 필요한 일꾼을 뽑는 일이다. 우리 사회의 집단지성이 고르게 작동했다면 앞으로 5년은 지나간 4년보다 더 유익하리라 믿고 기대해본다.

 필자는 인상학 연구가이지만 오히려 다른 이들로부터 인상에 대한 평가를 종종 듣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얼마 전 아이를 데리고 치과를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필자에게 '성격이 좋아 보인다'고 했다. 그 말에 "저 얼마나 못됐는데요." 했더니 파안대소하면서 재미있어 했다. 그런데 영업맨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국 강의에 갔더니 너무 예리하고 날카로우며 차가운 사람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리하고 홀쭉한 얼굴을 지닌 의사에게는 내가 편안한 사람으로 보이고, 주로 얼굴이 둥글둥글한 영업직 사람들에게는 다가서기 어려운 사람으로 비춰진 것이다. 이렇게 인상평가는 상대적인 것이다.

 또한 인상은 환경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기업체 강의로 분주했던 10년 전 필자 얼굴은 살집이 올라 둥그스름했다. 많은 사람들을 대하다보니 얼굴에 탄력과 살이 오른 것이다. 그런데 원광디지털대학교에 얼굴경영학과를 개설하고 연구하는 교수직에 10년 넘게 몸담고 있다 보니 이제 얼굴이 연구원형으로 갸름해졌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인가'에 관심들이 많았다. 인상학자를 앞에 두고도 자기네끼리 누구 얼굴이 더 좋네 하고 실랑이를 벌였다. 말하는 사람들의 인상을 살펴보면 왜 그들 각자가 어떤 특정 후보를 좋아하는지 흥미롭게 읽힌다. 자신의 성향이 보수인가 진보인가 중도인가에 따라 선호하는 후보가 따로 있는 것은 물론 생긴 모습에 따라서도 선호가 달라진다. 자신과 이해관계가 없는데도 이렇게 나름대로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다.

 호감이란 쉽게 표현하면 궁합에서 온다. 동기감응(同氣感應), 곧 자신이 가진 기질과 공명할 때 호감이 생기게 된다. 궁합이란 같은 기질일 때 맞는 것일 수도 있지만 오목볼록처럼 서로 보완해주는 기질일 때 맞기도 한다. 음식도 자신에게 당기는 것을 먹으면 실제로 본인에게 필요한, 절로 궁합이 맞는 음식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니 인상 나쁘다는 평에 너무 실망할 것도 없고, 인상이 좋다며 날뛸 필요도 없다. '제 눈에 안경'이라고 서로 마음이 통하는 상대를 잘 만나면 누구나 인상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처세도 이런 것이다. 상대의 기질에 맞게 마음을 쓰거나 행동을 해야 호감을 받는 처세가 된다. 그런데, 그 처세가 겉치레 처세일 때는 오래가지 못한다.
 사람의 인상을 읽을 때는 정면과 측면의 인상을 보게 된다. 정면은 사회를 향한 모습이지만 측면은 진정한 사생활의 모습이다. 요새 TV 모 인기 오락 프로그램에 나오는 한 영화평론가의 얼굴을 보니 정면 얼굴은 살이 올라 탄력이 있는데 측면얼굴은 날씬하게 처져있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그의 일상을 살펴보니 방송과 사회생활에서는 많은 이와 명랑하게 교류하고 있었지만 집에 가서는 혼자 살림하고 청소하는 시간이 많아 적적해 보였다.

 측면에서 보면 볼록 렌즈처럼 가운데가 약간 앞쪽으로 돌출된 형이 있는가하면 오목 렌즈처럼 들어가는 라인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볼록형은 자기표현을 많이 하는 적극적인 타입이고, 오목형은 말보다 생각이 많고, 욕구는 강하지만 속으로 누르고 있는 타입이다. 그러므로 정면으로 만나는 그를 느낀 그대로 평가하기 보다는 측면의 기질을 살펴 응대하는 것도 처세의 지혜다.

 지난번 국가적 스캔들이 되었던 재벌들의 스포츠 재단 거액출연금이 '대가성 뇌물 아니냐'는 청문회 질문이 있었다. 어떤 재벌은 절대 아니다 했고 어떤 재벌은 빙긋 미소만 지었으며 또 다른 재벌은 도저히 안낼 재간이 없었다 했다. 사업가란 무릇 처세의 달인이며, 사업가의 얼굴은 곧 기업의 얼굴이다. 그러므로 기업가의 얼굴을 통해서 그 회사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앞으로 이 칼럼에서는 재벌들의 인상학을 다루면서 그들은 어떤 처세를 하는 타입인지를 알아보려 한다.


주선희(朱宣姬) 교수는 195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1989년부터 인상연구가로 강의활동을 시작, 타고난 직관에다 어릴 적부터 세습식 공부로 인상학의 체계를 세웠다. 지난 2004년 경희대에서 <동서양 인상학 연구의 비교와 인상관리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006년 국내 대학 최초로 개설된 원광디지털대학교 얼굴경영학과장으로 인상학 전공자를 다수 배출했다. 기관과 기업, 개인 등 다양한 분야의 자문 및 조언가로 활동. 2017 한국을 이끄는 혁신리더, 2015 대한민국 사회공헌대상, 2007년 한국 HRD 명강사 대상 등을 수상. <얼굴경영>, <얼굴 읽어주는 여자 얼굴 고쳐주는 남자> 등 인상학 분야 베스트셀러와 그간 66편의 지도논문을 6권의 '얼굴경영&'에 실어 국공립도서관 1000여 곳에 배포하였다. <인상학에 대한 동양철학적 고찰>, <외모지상주의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와 방향>, <인상권 침해의 법적 규제에 대한 고찰>, <靈樞ㆍ五色에 대한 相學的 考察> 등 다양한 분야의 논문을 발표했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오늘 본 뉴스

아시아경제 추천뉴스

리빙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