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도는 인사대상자의 불만과 내부 혼란도 있었지만 인사권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고,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 시스템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감을 얻었다.
유 시장의 일련의 인사정책은 시정혁신의 핵심이 공직자의 마음가짐에 있고, 이들을 움직이게 하는 인사시스템의 구축이야말로 곧 조직의 활력과 성과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하지만 투명한 인사시스템을 고민하던 것과 달리 정작 유 시장은 임기내내 측근, 회전문 인사로 스스로에겐 엄격하지 못한 모양새다. 역대 어느 자치단체장이든 측근보은인사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지만 유 시장은 취임초부터 임기 말을 앞둔 지금까지 논란의 강도가 센 편이다.
'회전문 인사'도 두드러진다. 현 정무경제부시장의 경우 정년퇴직 후 한달만에 유 시장의 부름을 받고 시장 비서실장으로 복귀했다가 다시 4개월만에 부시장에 임명됐다.
또 유 시장이 국회의원시절 보좌관을 지내고 캠프에서 활동한 A씨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2급)에 있다가 이번엔 SPC인 미단시티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4급 개방형직위인 시 시민소통담당관에는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 기획감사실장인 B씨가, 서울사무소에 근무하는 중앙협력본부장에는 시민소통담당관 C씨를 내정하는 등 측근들의 회전문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공석이 된 인천도시공사 사장 자리에는 유 시장의 고교 후배이면서 현재 시 대외협력특보를 맡고 있는 D씨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 또한 인천시장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뒤 인천도시공사 상임감사를 역임했던 유 시장의 측근이다.
공직 내부에선 유 시장이 특정 인물을 이 자리, 저 자리 옮겨가며 등용하는 것은 공직사회에 위화감을 준다며 유 시장의 인사원칙이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한나라당 시절 박근혜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유 시장이 인사 행태 또한 주군을 따라하고 있다며 비꼬고 있다. 박 전 대통령처럼 주위에 측근들로 채우고 무능 부실로 성과없는 시정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회전문 인사가 반복된다는 건 결국 유 시장 주변에 인물이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만약 유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그의 수첩에 적힌 몇몇의 측근들은 또 어느 자리로 돌고 돌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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