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노사 대립에 따른 정례적인 파업이 계속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생산 차질은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고 기업의 수익성과 경쟁력도 악화시킨다. 장기화되면 국가 경제까지도 위태롭게 만들 수밖에 없다. 주요 업체들의 파업으로 이달에만 생산 차질 2만8000대, 수출 차질 2억6600만달러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노사 관계다.
이러한 상황을 보면서 쌍용차 노사가 떠올랐다. 지난달 말 국내 완성차 업계 최초로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최종 마무리하면서 2010년 이후 7년 연속 무분규 교섭의 전통을 지켜냈다. 지속적인 판매량 증대와 내년 상반기 예정인 신차의 성공적 출시를 위해 노사가 뜻을 함께 한 결과다.
쌍용차도 노사관계 악화로 노조가 강렬하게 파업을 벌인 적이 있었다. 2009년 경영악화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전체 인력의 37%에 이르는 2646명의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되자 노조가 반발해 평택공장을 점거하고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정리해고에 복직투쟁까지 노사 간 갈등이 극심했다. 하지만 대승적인 소통과 화합으로 이를 극복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해고자에 대한 단계적인 복직도 합의돼 올해부터 이행되고 있다. 사측과 노조의 화합,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보여준 결단력과 소통 능력이 만든 결과다.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 상황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시장의 연간 규모가 2013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파업이 계속된다면 시장에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GM 노조는 하루빨리 파업을 멈춰야 한다. 회사의 최고경영자들도 노조가 파업을 중단할 수 있도록 소통과 화합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최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자동차업계 간담회를 주재하면서 노사 양측의 상생과 화합을 강조했다. 정부까지 직접 나설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다 함께 상생하는 길을 모색하고 해법을 찾는 일이 시급하다. 이번 주 중에는 끝을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