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블록체인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R3CEV, 하이퍼렛저와 같은 다국적 컨소시엄을 필두로 세계 각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은행, 증권 등 금융권을 중심으로 블록체인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은행연합회도 지난해 말에 사원은행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블록체인 공동사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고객인증이 첫 사업으로 선정됐고 내년 초에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록체인이 미래금융의 핵심기술로 평가받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국가간 기술 격차가 크지 않고, 아직 주목할만한 성공사례가 없는 신기술 분야인 만큼 관련 사업의 추진에 있어 성공에 대한 기대와 실패에 대한 염려가 공존하고 있다. 즉, 블록체인 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국내 금융과 IT업계가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반면, 예상치 못한 기술적ㆍ제도적 문제에 봉착할 리스크도 감수해야 하는 현실이다.
따라서 국내 금융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의 기술적 한계나 부작용에 집중하기 보다는 우선 혁신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블록체인과 같은 새로운 기술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관련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혁신을 장려한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일관되게 전달해 새롭고 독창적인 서비스가 많이 발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도 블록체인 기반 행정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민간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정부에서 직접 추진하는 블록체인 사업을 통해 기술 및 제도적인 개선이 실질적으로 이뤄지면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에 확실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다행히 금융당국에서 국내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에 많은 관심을 갖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금융권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지원하고 있어 금융권 블록체인 사업이 상당부분 진척돼 왔다고 생각한다. 이제 첫걸음을 시작하는 금융권 블록체인 사업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금융권 등 관련 업권의 적극적인 노력과 범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지속되길 기대한다.
은행연합회 김혜경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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