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그중에서도 트럼프 정부에 가장 뼈아픈 이슈는 이른바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s)’ 논란이 아닐까 싶다. 취임식 다음날인 21일(현지시간)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첫 공식 언론 브리핑에서 언론들이 취임식 참석자 수를 의도적으로 줄이고 편집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역대 최대 인파가 모였다고 주장했다. 친절하게 워싱턴 DC 지하철 이용자 수 등 몇가지 그 근거도 함께 제시했다.
언론들은 “대안적 사실은 거짓말일 뿐”이라고 더 강도 높은 비판을 퍼부었다. 메리엄웹스터 사전조차 온라인에 “사실(fact)은 통상 실제로 존재하거나 객관적 현실로 여겨지는 것을 가리킨다”는 설명을 게재하며 백악관의 말장난에 항의를 표시헸을 정도다. 궁색해진 트럼프 대통령측도 이에 대한 반박을 피한 채 해프닝으로 넘기려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그저 해프닝으로 덮힐 것 같지는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아니면 말고’ 식 주장과 의혹제기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그는 공화당 경선 과정에선 마지막 경합을 벌이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을 겨냥해 “그의 아버지는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과 연관 있다”고 주장, 파란을 일으켰다. 또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대해선 “국무장관 시절 이메일 내용이 중국이나 중동 국가에 넘어갔을 것이다. 당장 감옥에 보내야한다”는 주장으로 지지자 결집 효과를 누렸다. 논란인 된 취임식 참가 규모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미 중앙정보국(CIA)를 방문한 자리에서 “연설을 하면서 쳐다봤을 땐 100만명, 150만명이 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에 대해 근거를 제시한 적은 없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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