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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서인부대' 논란이 아쉬운 이유

최종수정 2018.02.21 14:23 기사입력 2018.02.14 16:08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유정복 인천시장은 역대 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인천 출신이다. 그래서 그런지 유 시장은 공석이든, 사석이든 인천의 정체성 문제를 자주 얘기하곤 한다. 민선 6기 인천시의 핵심사업인 '인천의 가치 재창조'나 '인천주권 찾기'의 밑바탕도 인천의 정체성이 무엇이냐는 화두에서부터 시작됐다.


인천은 토박이 비율이 낮고 타 지역에서 유입된 인구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도시다. 경제자유구역 등 대규모 도시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이 타향인 사람들 중에는 전라도나 경상도처럼 지역색이 뚜렷치 않은 인천이라서 살기 좋다고들 한다. 흔한 말로 '텃세'가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편으론 지역색이 없다보니 인천의 정체성도 모호하고 귀속감이나 연대감이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 시장은 관행으로 굳어진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것부터 인천의 정체성 찾기가 시작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정 일선에 있는 공무원들부터 비정상을 어떻게 정상으로 바꿀 것인지 고민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취임후 1년여 쯤 정부부처 공문서의 수신기관 표기, 각종 통계자료·지표에 '인천·대구' 순서로 표기해 달라고 당시 행정자치부에 요구했다. 과거와 달리 인천의 인구와 면적, 경제지표가 대구를 크게 역전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때 인천은 이미 서울, 부산과 함께 국내 3대 도시로 인식될 때다.

인천시는 또 '경기만(京畿灣)' 명칭도 '인천만(仁川灣)'으로 변경해 줄 것을 국립해양조사원에 건의했다. 인천·경기 앞바다 대부분이 중구·옹진군 해역인데도 경기만으로 표기되고 있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광역시를 먼저 내세워 '대구·경북' 또는 '부산·경남'으로 부르면서 인천과 경기를 함께 표기할 때는 왜 '경기·인천'이냐며 중앙부처·교육기관·언론사 등 관계기관에 '인천·경기'로 표기를 수정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수십년간 관례화된 지자체 표기 순서를 인천시가 문제삼는 것에 대구시나 경기도는 반발했고, 아직도 인천시의 바람대로 고쳐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천의 정체성 찾기는 이후 범시민운동으로 이어져 지역사회가 한목소리를 내는 원동력이 되곤 한다. 해양도시 인천에 걸맞는 국립해양박물관(현재 예비타당성조사 진행중) 유치나 세종시로 이전한 해양경찰청의 인천 환원이 그랬다. 또 현재 인천시민의 사법서비스 개선을 위한 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유치 활동도 한창 진행중이다.
한 도시의 정체성은 그 도시에 사는 시민이 얼마 만큼의 자긍심을 갖느냐는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인천시가 홍보에 열심인 '서인부대(서울·인천·부산·대구)'라는 신조어 역시 인천의 위상과 시민의 자긍심을 높이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 인천보다 인구가 50만명이나 많은 부산을 지역총생산, 지방세수입, 경제성장률, 고용률 등 주요 경제지표에서 이미 앞섰거나 따라잡고 있어 인천이 서울 다음으로 대한민국 2대 도시가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인천의 발전을 치켜세운 것이 되레 '수도권 규제'를 옥죄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심지어 지방선거를 의식해서인지 인천에서 조차 여야간 정쟁거리가 되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인천의 위상과 시민 자긍심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독려하자는 의미에서생각해보면 서인부대를 내세워 자화자찬 하고 있다는 비아냥은 인천 발전을 위해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6·3 지방선거 결과 누가 인천시장이 되더라도 '2대 도시'의 위상을 차지하겠다는 노력은 아끼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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