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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과 불안에서 스스로를 구해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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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경의 책과의 수다] 라파엘 산탄드루 '나를 비참하게 만들지 않는 기술'
한평생 만날 수 있는 2만가지 이상 마음속 고통 … 참지 말고 다스리라고

'시험에서 세 과목이나 망쳤으니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지 못할꺼야. 이번에 유급하고 나서도 마찬가지로 성적이 좋지 않으면 내후년엔 퇴학이라고! 퇴학을 당하면 트라우마로 남아서 다른 공부도 못하겠지? 대학을 못가면 가족에겐 바보 취급을 받게 되고, 아마 지루하고 돈도 얼마 못 버는 직업을 가질테고, 그런 직업만 전전하다가는 여자친구도 절대로 못 사귀고… 결국 평생 노총각으로 외롭게 살다 죽을 운명이라면 그런 인생은 견딜 수가 없어!'
겨우 기말고사 하나를 망쳤을 뿐인데 10대 소년은 심히 우울해 하며 자신의 앞날에 줄줄이 펼쳐질 고난과 역경을 상상하고 낙담했다. 마음 속 좌절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 '그만 살아야겠다'는 끔찍한 생각까지 다다랐고,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게 만든다. 흔히 '걱정을 사서 한다'는 이런 과장되고 비관적인 생각은 평소 아이에게 엄청난 압박을 주며 게으름을 피우지 못하게 했던 엄마에게도 책임이 있었다.

과장된 부정적 감정 뒤에는 언제나 끔찍한 생각이 숨어 있다. 쉽게 낙담하는 사람은 매일 그런 생각에 파묻혀 살고 별 의심 없이 믿는다. 모든 상황을 한결 같이 끔찍하게 평가한다고 가정해 보라. 이미 할 수 있는 부정적인 평가는 다 해버려서 그 다음 일어난 일이 '끔찍함 그 이상'이거나 '상상할 수 없이 나쁜 일'이 될 수도 있다. 이제 이 사람은 분명 살아 있는 내내 극심한 불안에 시달릴 것이다.

반면 강인한 사람은 전염병 같은 내면의 부정적인 대화를 애초에 피한다는 게 다르다. 자기연민에 빠지지도, 비관적인 생각에 압도되지도 않는다. 해결책은 두려움에 맞서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할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제대로 생각하는데 있다.
저명한 인지심리학 학자이자 스페인에서 20만부 이상 팔린 이 베스트셀러의 저자는 매년 수백명의 내담자와 진행한 심리 상담을 통해 사람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적 어려움과 고정관념, 미신, 비합리적 신념 등을 연구해 왔다.

그리고 여러 부정적인 심리 상태에서 벗어나 정신적 고통을 해소하는 길을 제시한다. "자기 생각을 변화시키려는 태도가 부정적 감정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게 해준다"며 "사고방식과 내면의 대화, 개인의 철학 등에서 변화를 통해 정신적·감정적 고통을 해소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렇다고 자신의 감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무조건 참는 방법도 옳지 않다. 내가 속한 사회의 행복 수준이 낮더라도 개인의 행복 또한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마주하고, 그 때마다 온갖 좋지 않은 생각과 감정을 경험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런 순간을 평생 '2만가지 이상'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어쩔 수 없다. 마음 속 이런 고통들을 무조건 참아내며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책 속에는 저자가 말하는 개인의 마음가짐 변화를 통해 스스로를 갉아먹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는 사례들이 여럿 소개돼 있다. 우리가 비참해지는 순간들, 회사에서 해고되거나 연인과 헤어졌을 때, 병에 걸린 것을 알았을 때 마치 우리 마음에 들어왔다 나가기라도 한 것처럼 비참함과 좌절을 느끼는 일상의 장면들을 하나하나 꺼내 보인다.

이를 따라가다 보면 두렵고 침울하고, 자신 없고, 화가 나는 마음을 내려놓고 일이나 인간관계, 가족이나 친구, 동료들과 얼굴 붉히기 쉬운 어느 순간에도 마음을 다스리고 기분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나를 비참하게 만들지 않는 기술/ 라파엘 산탄드루 지음/ 홍선영 옮김/ 생각의날개/1만5000원.

나를 비참하게 만들지 않는 기술/ 라파엘 산탄드루 지음/ 홍선영 옮김/ 생각의날개/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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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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