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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시작도 못한 'J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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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J노믹스(J-nomics)'가 출발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J노믹스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에서 한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의 일자리 추경 타임테이블은 6월 국회통과 후 7월 집행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7일 국회에 제출된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상정조차 못했고, 다급해진 여당이 지난 10일 단독으로 상정했지만 여전히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일자리 창출에 쏠린 국민의 뜨거운 관심과 높은 기대치에 비하면, 국회의 굼뜬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국민은 야당 탓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긍정 평가가 85.9%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일자리 추경과 관련해서도 응답자의 77.5%가 필요하다고 봤다.

내각 구성이 늦어지고 추경안과 정부조직법에 대한 처리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정부여당과 야당 중 누구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8.2%가 야당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봤다.

국민들이 이렇게 인식하게 된 데는 애초에 야당이 빌미를 제공했다.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각 야당은 저마다 '일자리'가 중요하다며 일자리 공약을 앞다퉈 내놨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일자리 110만개 창출"을 자신의 공약 중 둘째 순위의 핵심공약으로 제시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공약 순위 둘째부터 넷째까지 모두 일자리와 관련된 공약으로 채웠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역시 일자리 창출 관련 공약을 둘째 순위 공약으로 내세웠다.

선거 기간 중 자신들도 그토록 목청 돋워 약속했던 일자리 창출이지만, 새 정부와 여당에 기꺼이 협조할 만큼 중요한 약속은 아니었던 것일까.

새 정부 출범 초기, 피로감 없이 가장 큰 지지를 받으며 가장 이상적인 방향으로 과감히 추진돼야 할 J노믹스가 시작부터 발목이 잡혀 있으니 후텁지근한 날씨 만큼 현실은 답답하다.

J노믹스의 핵심은 "가계의 소득을 늘려 소비가 늘면 투자와 생산, 일자리가 함께 늘어나는 국민경제의 선순환을 복원하는 소득주도의 성장"이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를 위한 조세개혁의 방향은 "부자감세 정책으로 왜곡된 세제를 정상화하고, 조세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해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만드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부자증세를 통한 소득재분배로 더불어 잘사는 경제'다.

증세 방안으로는 MB정부가 지난 2009년 법인세 최고구간의 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한 것을 원상회복 시키고, 상속·증여세 자진 신고 때 내야 할 세금을 깎아주던 '신고세액공제' 제도를 축소·폐지하는 것이 제시됐다. 종교인에 대한 과세도 논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조세개혁과 함께 J노믹스의 핵심 축을 이루는 일자리 추경은 가계소득 증가와 국민경제 선순환을 끌어낼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다. 이 크고 육중한 바퀴를 밀어 굴리자면, 여당와 노사정 가릴 것 없이 힘을 모아야 함은 자명하다. 그런데 국민의 손으로 뽑힌 국회의원이 도리어 국민의 열망과 반대로 움직이며 전진을 지체시켜서는 안 될 일이다.

문재인 정부의 'J노믹스'가 어떤 결과,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서로 '네 탓'을 하며 일자리 추경이라는 첫 단추조차 끼우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상태가 지속돼서는 안된다. 기대 가득한 눈길로 J노믹스의 미래를 보고 있는 국민의 시선을 국회는 속히 깨우치길 바란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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