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순위 세계 2위인 노바티스가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세계 6위)의 항암제 사업부를 160억달러(16조원 상당)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거래로 노바티스는 강점인 항암제 사업에 집중하고, GSK는 백신 사업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양 회사의 강점을 극대화시킬 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4위 제약사인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9위)의 M&A 가능성도 열려있다. 화이자는 비공식 채널을 통해 1000억달러 규모의 아스트라제네카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인수가가 올라가면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전이 성사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같은 날 캐나다의 최대 제약사 밸리언트도 520억원 상당 규모의 미국 보톡스 전문업체 앨러간 인수를 제안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다국적 제약사 간 대형 거래는 국내 제약시장에 부담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로 제약시장 육성을 공언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에 숱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실제 8개의 토종 신약이 개발되는 등 성과도 나왔다.
또 인구 고령화로 항암제와 백신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유화증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전 세계적인 항암제 매출은 680억달러로 전체 질환 가운데 점유율 1위(9%)다. 항암제 매출은 2018년까지 1144억달러로 전망, 점유율이 12.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백신도 2012년 글로벌 매출 점유율이 3.4%로 6위에 불과하지만 2018년에는 3위로 껑충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백신과 항암제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국내 제약사로선 ‘공룡 제약사’의 존재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신약개발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라면서 “다국적 제약사 간 M&A로 몸집 키우기에 나선다면 가뜩이나 벌어진 외국계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 간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금 당장은 영향이 없어도 10년 후 국내 제약사들이 항암제나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초대형 제약사와 경쟁해야 하지 않겠냐"면서 "구멍가게 수준인 국내 제약사도 대형화가 필요하고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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