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차 20cm 이하 지도 제작 위한 모바일 매핑시스템 속속 도입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서울 용산구 현대자동차 원효로 사옥. 30도를 넘긴 후덥지근한 날씨 속에서 흰색 카니발 한 대가 달릴 준비를 마쳤다. 차량에는 미해군의 순항미사일 '토마호크'에 적용된 라이다(LiDAR) 장비가 장착돼 있다. 이 장비는 초당 100만개의 레이저 빛을 쏴 도로의 곡률과 주변 시설물 등 지형정보를 얻는다. 차량은 원효로를 출발해 마포대교~여의도~원효대교로 이어지는 구간을 주행했다.
오태완 현대엠엔소프트 정밀지도개발팀 연구원은 "왕복 8차선 도로 주변의 지형지물의 데이터가 모이고 있다"며 "한눈에 알아보기 힘들지만 카메라 4대가 찍은 사진과 경사도 데이터 등이 합쳐져 오차 20㎝이하의 자율주행차용 고정밀지도가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고정밀지도는 자율주행차의 필수 요소다. 자율주행차를 위한 밑그림이라고도 볼 수 있다. 자율주행차는 차량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주위 시설물과 표지판, 차선 등을 정확하게 식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고정밀지도가 필수적이다.
현대엠엔소프트는 이미 2011년 고정밀지도 제작이 가능한 MMS 장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일부 시가지와 고속도로, 현대차 남양연구소 등 현재 국내 도로 800㎞ 구간의 고정밀지도 구축을 마친 상태"다.
맵퍼스 관계자는 "지난해 이미 MMS 장비를 도입, 시범 운영하고 있다"며 '2020년까지 고정밀 맵 데이터 구축과 이를 활용한 자율주행용 경로 엔진을 개발, 국내 최고 수준의 고정밀 지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비게이션ㆍ블랙박스 브랜드 '아이나비'로 잘 알려진 팅크웨어도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해 MMS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앞다퉈 고정밀지도 제작에 뛰어들고 있지만 지도 구축까지는 상당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획득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에 긴 시간과 많은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지연 현대엠엔스포트 정밀지도개발팀 연구원은 "지도 데이터를 토대로 차로, 차선을 설정하고 표지판, 도로 주변의 지형지물을 데이터로 지정하는 일은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한다"며 "특히 차선 변동이 많은 요금소, 나들목 등의 구간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현대엠엔소프트는 "자율주행차는 상용화까지 2~3년의 기간이 남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승차자의 안전보장 문제"라며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해서 데이터를 보다 정밀히 가다듬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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