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바일D램도 초격차…세계 최초 LPDDR5 개발

PC·서버·그래픽·자동차·모바일까지 전 분야 D램에서 경쟁사 대비 2년 이상 앞서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5G 스마트폰과 모바일 인공지능(AI) 시대를 겨냥한 10나노급 8Gb(기가비트) LPDDR5(Low power DDR) D램세계 최초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차세대 그래픽 메모리 10나노급 GDDR6 양산을 기점으로 PC, 서버, 그래픽 D램에 이어 모바일 D램까지 차세대 D램으로 전환했다. 프리미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0나노급 8Gb LPDDR5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2014년 8Gb LPDDR4 D램을 양산한지 4년만에 차세대 LPDDR5 개발을 마친 것이다. LPDDR5는 LPDDR4 대비 속도는 1.5배 빠르고 전력 소모량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차세대 스마트폰과 스마트카 개발의 핵심 부품이 될 전망이다. 현재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중인 만큼 빠르면 연내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한진만 전무는 "업계 유일 LPDDR5 D램 공급으로 글로벌 고객들에게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을 제공하게 됐다"며, "향후 10나노급 차세대 D램 라인업을 확대해 글로벌 IT시장 변화를 가속화하고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을 지속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8Gb LPDDR5 D램'은 현재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된 모바일 D램(LPDDR4X)은 4266Mb/s(초당 4266메가비트 전송)의 속도를 갖고 있다. LPDDR5는 1.5배 빠른 6400Mb/s의 동작 속도를 구현했다. 1초에 풀HD급 영화(3.7GB) 약 14편에 달하는 용량인 51.2G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속도다. 1.1볼트(V) 전압에서 6400Mb/s로 동작하는 제품과 1.05V에서 5500Mb/s로 동작하는 2개의 제품으로 출시돼 스마트폰과 자동차용 시스템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게 된다.

특히 데이터를 전송하지 않는 대기모드에서 전력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초절전 동작 모드'를 제공한다. 스마트폰에 사용할 경우 D램이 사용하는 소비전력량을 최대 30% 줄여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에서 풀HD급 동영상 구현이 가능한 것이 지금까지의 기술이라면 8Gb LPDDR5 D램은 풀HD의 4배 해상도를 가진 UHD 기반의 AI, 머신러닝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D램 시장에서 경쟁사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반도체 업계에서 처음으로 10나노급 16Gb GDDR6 D램 양산에 들어갔다. 그래픽 카드에 사용되는 초고속으로 동작하는 제품이다. 지난 2월에는 PC와 서버에 사용되는 16Gb DDR5 D램 양산을 시작했다. D램이 필요한 전 영역에서 LPDDR5(모바일, 차량용), DDR5(PC, 서버), GDDR6(그래픽) 등 차세대 제품군으로 전환한 것이다.

경쟁사들이 차세대 D램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이같은 행보는 최소 2년 이상 빠른 상황이다. '반도체 굴기(?起)'를 꿈꾸며 D램 시장 진입에 나선 중국 업체들이 쫓아오기 어려운 벽을 계속 쌓아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세공정의 경우 경쟁사 대비 크게 앞서 있어 삼성전자가 더 낮은 생산단가에 더 뛰어난 성능의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1세대(10나노 후반) 10나노급 D램을 2세대(10나노 중반), 3세대(10나노 초반)으로 꾸준히 고도화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개발된 차세대 제품은 평택캠퍼스의 최신 생산라인에서 양산될 예정"이라며 "전 분야 차세대 D램의 적기 양산 체제를 구축해 꾸준한 고객사 수요 증가에 차질 없이 대응할 계획"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