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설산업'을 대표하는 현대건설이 채권단 경영체제로 진입한지 9년만에 34.88%의 지분매각 절차에 접어들었다. 이미 인수의사를 밝힌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은 각각 정통성과 인수 후 경쟁력 강화 등을 내세우며 현대건설 인수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자존심을 내걸고 인수 적임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
국내외의 대표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한국형 원전수출의 주역으로 떠오른 '기술의 현대'이기도 하다.
이런 기업의 매각절차가 진행되는 와중에 현대건설 내부에는 어느때보다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그러면서도 매각에 관해서는 입도 뻥긋 하지 않는다. 매각 당사자는 채권단이고 인수 주체는 외부기업이기 때문이다. 팔려가는 기업 종사자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인식이 반영돼 있다.
그렇다고 현대건설 임직원들이 매각을 도외시하는 것은 아니다. 관련 뉴스에 눈과 귀가 쏠려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고 정주영 회장이 직접 성장시켜 현대가(家)의 정통성을 간직한 굴지의 건설회사로서 운명이 걸린 일이니만큼 관심을 안 가질 수는 없다"면서도 "모쪼록 올 초 공표한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인수기업이 적극적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매각을 앞두고 사상최대 경영실적을 보일 전망이다. 상반기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 2830억원, 순이익 3311억원으로 작년 같은기간 대비 각각 22.4%, 50.0% 신장했다. 매출액은 원화 환율하락으로 0.3% 줄어든 4조6279억원이었다. 해외수주실적은 작년(46억4800만달러)의 두배를 넘어선 94억1484만달러에 달해 100억달러 수주달성을 코앞에 두고 있다.
소민호 기자 s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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