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BIFF 2011│금성무 “아직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BIFF 2011│금성무 “아직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의 넷째날, 영화 <무협>의 상영에 앞서 이뤄진 무대인사에서 금성무를 보고 헷갈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진가신 감독, 탕웨이와 함께 무대에 오른 그의 간단한 인사말의 위력은 그만큼 강력했다. 묵직한 저음은 3층 규모의 대극장을 가득 채웠고, 말 한마디 한 마디에 무게가 실렸다. 금성무의 목소리가 이렇게 인상 깊은 것이었나? 아니다, 그는 목소리가 기억에 남는 배우는 아니었다. 사랑의 유통기한을 만 년으로 하고픈 <중경삼림>의 스물다섯 청년이나 카메라 앞에서 귀여운 표정들을 한껏 지어보이던 <첫사랑>의 가동은 보는 것만으로 미소 짓게 하는 아름다운 남자들이었다. 여명, 곽부성, 유덕화, 장학우 등 4대 천왕으로 불리던 같은 중화권 스타들과도 구별되는 신비로운 분위기는 국적이 묘연한 그의 외모에서 나왔고, 사람들은 목소리에 귀 기울일 새 없이 거기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상대방의 귀보다 눈이 먼저 반응하던 사내는 18년이 흐르는 동안 음성만으로도 공간을 지배하는 배우의 중량감을 차곡차곡 쌓아올렸다. 사랑의 상처에 휘청거리던 청춘은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적벽대전>의 지략가 제갈량이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되었고, 세월의 흐름에 맞는 연기를 하는 기쁨을 알게 되었다.

BIFF 2011│금성무 “아직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데뷔 당시에는 연기를 배운 적이 없었기 때문에 모든 것들이 굉장히 신선했어요. 주어진 환경 속에서 매순간마다 제가 생각해낸 동작을 표현해낼 수 있는 것이 재미있었죠. 세월이 흐르면서 경험을 쌓게 되고,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그 속에서 연기의 노하우라든지 비법을 배울 수 있었어요. 젊었을 때는 그에 맞는 연기를 했고, 지금은 또 이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연기를 통해 계속 창작을 해나간다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인 것 같습니다.”

<무협>에서는 금성무의 세월이 빚어낸 완숙함과 예전의 해사함이 동시에 엿보인다. 중화권 스타들이 포진한 영화는 액션과 유머를 놓치지 않지만 동시에 인간의 본질에 대해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금성무가 연기한 바이쥬 형사는 “인간과 짐승은 다를 바가 없고, 좋은 사람 같은 건 없다”고 믿는 동시에 사람의 선의를 믿었던 과거의 실수로 인해 생긴 트라우마로 노이로제와 강박증을 달고 사는 예민한 인물이다. 그럼에도 금성무는 사건을 재현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는 그의 모습에 천진함을 새겨 넣었다. 머그샷을 찍을 때조차도 해맑기만 했던 <타락천사> 지무처럼. 늙지 않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아직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답한 것처럼 금성무의 시간은 그렇게 거꾸로 갈 것이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피해자 수백명 점거에…티몬, 결국 새벽부터 현장 환불 접수 시작 위메프 대표 "환불자금 충분히 준비…피해 없도록 하겠다" 대통령실까지 날아온 北오물풍선…용산 "심각함 인식, 추가조치 검토"(종합)

    #국내이슈

  • 밴스 "해리스, 자녀 없어 불행한 여성" 발언 파문…스타들 맹비난 '희소병 투병' 셀린 디옹 컴백할까…파리목격담 솔솔[파리올림픽] 올림픽 시작인데…파리서 외국인 집단 성폭행 '치안 비상'

    #해외이슈

  • [포토] 찜통 더위엔 역시 물놀이 오륜기에 보름달이 '쏙'…에펠탑 '달빛 금메달' 화제 [파리올림픽] [포토] 복날, 삼계탕 먹고 힘내세요

    #포토PICK

  • 렉서스 고가 의전용 미니밴, 국내 출시 현대차 전기버스, 일본 야쿠시마에서 달린다 르노 QM6, 가격 낮춘 스페셜모델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프랑스 자유와 혁명의 상징 ‘프리기아 캡’ '손절' 하는 순간 사회적으로 매장…'캔슬 컬처'[뉴스속 용어] [뉴스속 용어]티몬·위메프 사태, ‘에스크로’ 도입으로 해결될까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

한 눈에 보는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