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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용두사미, 증권거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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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증권거래세가 23년만에 인하됐다. 연초부터 증권거래세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결과는 용두사미에 그쳤다.


정부는 지난 21일 혁신금융 비전선포식에서 증권거래세 인하 방안을 발표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주식 및 비상장주식에 대해 거래세를 0.05%포인트씩 인하키로 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기존 0.15%에서 0.10%로, 코스닥은 0.30%에서 0.25%로, 비상장주식은 0.50%에서 0.45%로 각각 거래세가 인하된다. 코넥스의 경우 모험자본의 투자자금 회수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활성화 하기 위해 인하폭을 더욱 확대했다. 코넥스는 0.2%포인트가 인하돼 기존 0.30%에서 0.10%로 거래세가 낮아진다.

증권거래세는 1963년 처음 도입됐다. 1971년에 자본시장 육성책의 일환으로 폐지됐으나 1978년 세수 증대와 단기 투기 억제를 위해 재도입됐으며 현행 세율은 1996년부터 적용돼 왔다. 그동안 증권거래세율이 다른 국가에 비해 높고 손실을 입었을 때도 세금을 부과해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원칙에 어긋나는 이중과세라는 지적도 계속됐다.


올 초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증권거래세 개편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증권거래세 폐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여당과 기획재정부 사이에서 증권거래세 문제는 큰 온도차를 보였다. 여당이 증권거래세 폐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과 달리 기재부에서는 세수 감소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당정이 협의하는 과정에서도 폐지와 단계적 인하라는 입장차로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지만 이 대표의 증권거래세 공론화 언급 이후 2개월여만에 결과물을 내놓게 됐다. 23년만에 증권거래세가 인하됐지만 시장 반응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증권거래세 인하의 물꼬를 튼 만큼 향후 단계적 인하를 거쳐 폐지까지 가지 않겠냐는 긍정적인 시각이 있는 반면 예상보다 작은 인하폭에 오히려 실망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증권거래세 발표 이후 증권주들이 소폭의 하락세를 보이는 등 시장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는 신호를 보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낮은 인하폭이고 실제로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나는 수준으로 인하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 상황에서는 과연 단계적 인하를 통해 폐지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연초 증권거래세 폐지에 대한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기대감이 컸었지만 결과는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면서 "0.05%포인트 인하로는 자본시장 활성화를 언급할 수준의 거래 증가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증권거래세 인하가 용두사미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가 과감한 결단을 통해 이후 단계적 인하에 대한 확실한 시그널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수준에서는 누구를 위한 증권거래세 인하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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