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경로당 할매들 책 읽는 소리 펄펄 끓는다
무울 꺼 천지구만 안 묵고 뭐하노
■어제는 겁도 없이 대한이가 소한이네 놀러 왔다가 얼어 죽었다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동네 할머니들 지난여름 외단 만 고스톱경을 다시 펼쳐 읊조리신다. 원용이는 재주도 용하제, 어데서 고래 곶감만키로 이쁜 각시를 델꼬 왔다노. 공산에 명월이 떴으니 자 이라믄 또 고 해야제. 동영댁은 욕심도 태산이다, 엊그제께 증손도 봤다 카드만 오늘은 착착 붙네 마. 그라믄 뭐하노, 내사 이 벚꽃만 보믄 젊었을 적 원 없이 꽃구경 못 한 게 고마 아직도 천불이 난다. 근데 참 얄궂제. 어제 우리 영감이 중앙시장통서 용식이 마누라를 봤다 카든데, 번쩍거리는 외제 차에서 요래요래 사알 내리더라 안 카드나. 맞나? 솔밭에 깃들면 까치도 학이 된다 카드만 희한하네. 그런 말이 어데 있노? 있다 아이라, 아이고 또 쌌뿟다. 집에서 한 손 두 손 들고 온 옥춘이며 약과며 군밤이 저희끼리 데굴데굴 구르는 소한 지나 다음 날, 할머니들 한낮 내내 생짜 경을 외신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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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연봉 1위는 민희진…노예 계약 없다" 정면...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