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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화웨이를 두고 벌이는 美·中 기술패권 그리고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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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멍완저우 부회장 체포와 가석방을 두고 미ㆍ중 간 신경전이 날카롭게 진행되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전에 몰랐을 것"이라고 했지만 그 말을 믿을 사람은 거의 없다.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영국, 독일, 캐나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5G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해왔다. 화웨이 5G 설비ㆍ장비를 구입하면 국가정보를 모두 노출시킨다는 주장에서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견제는 2011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시작됐다. 미 하원은 2012년 화웨이, 중싱(ZTE) 등 중국기업이 미국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고 2013년에는 미국안보 관련 정보가 해킹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화웨이, 중싱 등 중국통신장비 기업제품을 정부조달 품목에서 제한하는 법령도 발효했다. 올해 초에는 화웨이가 미국 통신사 AT&T와 버라이즌을 통해 미국시장에 스마트폰을 출시하려다 미국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돌연 취소되기도 했다.
화웨이가 도대체 어떤 기업이길래 미국 정부가 나서서 견제하고 있는 것일까. 화웨이는 '중국제조 2025'와 '인터넷 플러스'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인적 구성부터도 기존 중국기업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이른바 '4-4-2 구조'인데 연구개발(R&D) 인력과 마케팅 인력이 각각 40%를 차지하고, 행정제조분야 인력은 20%로 구성돼있는 식이다. 글로벌 R&D 인력의 경우 약 8만명으로 전체 직원 18만명의 약 45%를 차지하고 있어 삼성전자(약 6만7000명)보다 훨씬 앞선다.

'화웨이 2012 프로젝트'라는 특별 조직은 미래 '통신 쓰나미'로 인해 모든 통신망이 멈추게 될 가능성을 대비해 800여명에 달하는 인원으로 구성됐다. 2012년 인류가 멸망한다는 내용의 미국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2012'에서 따왔다.

이미 성과 면에서도 글로벌 기업인 삼성, 인텔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중국 기업 화웨이는 2017년 세계 통신장비시장에서 세계 1위(시장점유율) 28%,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 13.4%(2018년 3분기 기준)로 애플(11.8%)을 제치고 삼성(18.9%)을 바짝 뒤쫓고 있는 중국 대표 기업이다. 특허 출원에서도 압도적이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자료에 의하면 2017년 화웨이 특허 출원량은 4024건으로 세계 1위였다. 인텔(2637건)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반도체 산업 추격도 만만치 않다. 바로 스마트폰 자체 OS 개발과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 반도체의 성장이다. 하이실리콘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셋인 AP나 네트워크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설계하는 팹리스 회사다. 하이실리콘은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최첨단 반도체 칩 디자인에 착수했고, 10㎚ 기반의 모바일 AP 기린 970 상용화도 눈앞에 두고 있는 수준이다.

멍 부회장이 대이란 제재법 위반 명목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그날 아르헨티나에서는 주요 20개국(G20) 미ㆍ중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있었다. 중국에 대한 견제가 동맹국들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예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산 기술제품수입 금지를 해야 한다고 강요할 가능성이 높다. 미ㆍ중 간 기술패권 싸움에 끼여 있는 한국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미ㆍ중 간 패권경쟁에서 명분과 실리를 챙길 수 있는 신의 한 수가 필요하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 ·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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