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견제는 2011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시작됐다. 미 하원은 2012년 화웨이, 중싱(ZTE) 등 중국기업이 미국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고 2013년에는 미국안보 관련 정보가 해킹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화웨이, 중싱 등 중국통신장비 기업제품을 정부조달 품목에서 제한하는 법령도 발효했다. 올해 초에는 화웨이가 미국 통신사 AT&T와 버라이즌을 통해 미국시장에 스마트폰을 출시하려다 미국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돌연 취소되기도 했다.
'화웨이 2012 프로젝트'라는 특별 조직은 미래 '통신 쓰나미'로 인해 모든 통신망이 멈추게 될 가능성을 대비해 800여명에 달하는 인원으로 구성됐다. 2012년 인류가 멸망한다는 내용의 미국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2012'에서 따왔다.
이미 성과 면에서도 글로벌 기업인 삼성, 인텔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중국 기업 화웨이는 2017년 세계 통신장비시장에서 세계 1위(시장점유율) 28%,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 13.4%(2018년 3분기 기준)로 애플(11.8%)을 제치고 삼성(18.9%)을 바짝 뒤쫓고 있는 중국 대표 기업이다. 특허 출원에서도 압도적이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자료에 의하면 2017년 화웨이 특허 출원량은 4024건으로 세계 1위였다. 인텔(2637건)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멍 부회장이 대이란 제재법 위반 명목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그날 아르헨티나에서는 주요 20개국(G20) 미ㆍ중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있었다. 중국에 대한 견제가 동맹국들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예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산 기술제품수입 금지를 해야 한다고 강요할 가능성이 높다. 미ㆍ중 간 기술패권 싸움에 끼여 있는 한국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미ㆍ중 간 패권경쟁에서 명분과 실리를 챙길 수 있는 신의 한 수가 필요하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 ·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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