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아현 2구역 철거민인 30대 남성이 지난 4일 양화대교와 성산대교 사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재건축 철거 과정에서 그의 집이 사라졌다. '어머니에게 임대 아파트를 드리고 싶다.' 유서는 어머니의 마음을 찢어놓았다. "아들을 잃고, 미래와 희망이 사라졌다." 어머니에겐 너무나 가슴 시린 겨울이다.
올해 12월은 유독 춥다. 급강하한 기온 때문만은 아니다. 저마다의 꿈을 간직하며 살았던 우리 이웃의 죽음이 마음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분명 세상은 바뀌었다. 국민이 믿고 지지했던 대통령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 세상에 야속함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이 추운 겨울날, 자신의 한 맺힌 사연을 죽음으로 호소하며 세상을 떠났다.
참담한 12월을 선택했던(맞이했던) 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서 이 땅을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위선 아닐까.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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