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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흔들리는 자본주의·민주주의

최종수정 2018.08.24 13:54 기사입력 2018.08.2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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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재산제·자유계약·법치…국가개입에 자본주의 기초 흔들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 자본주의는 3개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야 정상 작동한다.
박성호 경제부장

박성호 경제부장


첫째 톱니바퀴는 '완전한 사유재산' 인정이다. 둘째는 자기 재산을 거래ㆍ증식할 수 있는 '자유 계약제도'다. 마지막이 계약을 신뢰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확고한 법치'다. 이 3개의 톱니바퀴 중 어느 하나라도 삐걱거리면 자본주의는 흔들리게 된다.

'지금 한국에서 자본주의는 제대로 작동 중인가?'라는 질문에 이 3가지 기준을 들이댄다면 '예스(Yes)'라고 흔쾌히 답하기 힘들어 보인다.

현 집권세력은 '대기업(재벌) 중심의 경제시스템'을 적폐로 규정하고 이를 급진적으로 개혁해 공평 경제사회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집권 초부터 소득주도성장ㆍ공정경제라는 씨앗을 뿌렸다. 여기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토지공개념 당 강령 반영(더불어민주당) 등의 싹이 텄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기대와 달리 기업투자와 소비는 부진하고 지난달 신규취업자는 5000명에 불과할 정도로 경제가 쇠락해 가고 있다. 더욱이 불평등은 10년 만에 더 벌어졌다.
경제침체가 사회적 큰 혼란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지난 1년여간 문재인 대통령을 적극 지지한 대중적 격정(激情) 덕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지지율 하락세를 고려하면 앞으로가 문제다. 지금처럼 재정을 풀어 불만스러워하는 경제주체들에게 노느매기해 봐야 게걸스럽고 지독한 인간의 탐욕을 채워줄 수는 없다.

황폐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에 절실한 것은 집권세력의 '신념의 변화'이다. 이제 실험을 멈추고 자본주의 기본 3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선 사유재산과 시장에 국가가 불필요하게 개입하면 안된다.

특정지역 아파트를 팔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란 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을 수 있는 정치관료, 자의적으로 기업집단의 주력ㆍ비주력 기업을 나눠 비주력 기업을 팔아 치우라고 겁박하는 어공(어쩌다 공무원)관료, 입맛에 맛는 통계를 발명(?)해 자기신념 강화에 여념없는 폴리페서(정치참여교수)들은 본업으로 돌아가야 한다.

계약은 재산권을 자유롭게 행사하는 방식이면서 종종 혁신의 도구가 되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은 정책과 규제의 올가미 속에서 계약을 맺기 전에 정부 눈치를 살펴야 한다. 이는 소비와 투자, 거래의 계약을 기피하게 만든다. 정부는 맺어진 계약의 불공정성에 개입해야지 계약체결 여부에 관여해서는 안된다.

법치는 입에 올릴 처지도 안 된다.

사법농단 논란으로 시민ㆍ이익단체들은 이미 내려진 대법원 판단을 휴지통에 처박힌 폐지 취급한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무죄판결을 판사가 유죄라며 거리로 쏟아져 나온 여성단체들을 보면 절감할 수 있다.

법원의 위신과 권위는 땅바닥을 뚫고 지하로 들어간 수준이다. 이런 어지러운 모습을 집권층은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 가능한 민주주의 한 단면으로 해석하는 모양이다.

우리나라는 대의제(代議制)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대표를 뽑아 국가 의사를 결정하는 제도다.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단체들의 이익을 대변해 정책을 수행하는 대리제(代理制)가 아니다. 대리제 민주주의는 무질서와 혼란을 낳을 수 밖에 없다.

현 정부에 당부하고 싶다.

국가의 모든 문제에 정치적이고 정책적인 해결책이 존재한다는 환상을 스스로 파괴해야 한다. 시장을 믿으란 뜻이다. '일패도지(一敗塗地)' 강박관념도 과감히 털어냈으면 한다. 아직 3년 넘게 시간이 있다. 싸움에서 한 두 번 정도 밀려나 쓰러져도 다시 일어날 힘은 충분하다.

특히 '역효과 현상(backfire effect)'을 경계해주길 바란다. 틀렸다는 명백한 증거가 제시되어도,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를 받아들이기보다 오히려 애초의 확신을 갑절로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이는 피부 밑에 꿈틀거리는 '자기만족'이라는 무자비한 악마다. 박성호 사회부장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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